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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퍼니머스터드 Nov 23. 2018

[small B] 취미: 브랜드 하비인더박스

작지만 소중한 나의 취미 이야기 hobby B, 하비인더박스


취미는 나의 정체성이다


조물조물 영롱한 빛깔의 액체괴물, 붓터치 몇번에 감성가득한 수채화 작품, 고급스러운 수제 초콜릿 등.. 오늘도 온라인에선 마치 모두가 대단한 '취미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처럼 자랑하듯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 취미를 가질 기회가 있어도 무심히 지나쳐왔으면서, 그들과 비교하고 그 취미를 동경하기도 한다. 굳이 생각해보면 취미가 없지는 않다. 어렸을 때 부터 온라인 게임 중 유독 한 게임을 오래 하고 있는데, 일단 다들 잘 모르는 게임이고 별반 내세울만한 취미도 아니어서 그냥 혼자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 가끔 하면 얼마나 타격감있고 짜릿한지 아무도 모를거다.. (흑)


취미는 행위의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지닌다. 즐겁지 않으면 그 목적을 잃는다. 이 즐거움의 가치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과는 다르다. 잘하지 않아도 행위의 즐거움이 지속적이어야 그 가치가 있다. 남들 눈치 안보고 몇 시간은 흠뻑 빠져 그것만 해도 좋을만큼. 우리는 그 과정에서 나만의 관점과 태도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취미는 외적으론 나를 드러내는 수단이자, 내적으론 아이덴티티의 발견이다.


하비인더박스 웹사이트


올 한해 소확행과 더불어 가장 핫했던 키워드 '욜로(YOLO)' 라이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위안을 얻고, 현재의 행복을 위한 삶의 방식으로 당장 누릴 수 있는 만족을 찾는 이들은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자기지향적' 소비패턴을 보인다. 최근 그들을 타겟으로 다양한 1인 서비스가 계속 출시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DIY 즉 직접 만드는 것으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취미를 큐레이션해주는 서비스인 '하비인더박스'가 눈길을 끈다.


하비인더박스는 2016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취미 서브스크립션(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비인더박스는 하루가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취미가 사치로 인식되는 사회에 맞서 현대인들의 잃어버린 취미를 찾아주는 브랜드가 되고자 태어났다. 물론 취미의 카테고리는 아주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고, 만들어내는 성취감이 있는 DIY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취미정기배송은 일정 날짜에 1개월, 3개월, 6개월로 선택하여 즐길 수 있고, 단품을 원할 경우 취미샵에서 원하는 키트를 골라 살 수도 있다. 나는 '3D피규어 멍냥이 컬러링' 키트가 궁금해서 취미샵에서 단품으로 구매했다. (NO협찬!)


드디어 도착한 말티즈 키트. 귀염뽀짝 스티커가 붙여져있다.

상품 구성은 귀요미 말티즈 스티커와 멍냥이 키트 설명서, 다양한 물감, 붓, 새하얀 피규어 그리고 후원안내서.

지속적으로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키트를 제공해준 작가님의 정보도 함께 들어있다.


붓을 다루는 섬세한 mustar.J의 손길

딱히 수전증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조그맣고 가벼운 이 아이를 들고 색칠하자니 손이 파들파들 떨렸다. 사이사이 두껍게 끼이는 물감을 보다못한 mustar.J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었다. (ㅠㅠ)

금손 mustar.J의 하드캐리로 멍멍이의 귀염뽀짝한 이목구비와 핑크 땡땡이 뼈다귀를 완성했다.


비록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잘 그리진 못해도, 수채화 포스터를 만든다고 손에 물감 다 묻혀가며 애를 쓰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끝날 때 쯤엔 오르골같이 좀 더 난이도 있는 것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도전욕구가 생긴다. 마음 속 아날로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느꼈다고나 할까? (으쓱)

하비인더박스의 브랜드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져 오프라인 공간 '하비그라운드'에서 조유진 대표님을 만났다.



하비인더박스 소개
하비인더박스 조유진 대표님
  Y: mustar.Y(이하 Y)  H: hobbyinthebox 조유진대표 (이하 H)


Y. 하비인더박스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

H. 벌써 2년 4개월정도 지났네요. 2016년 6월에 시작했으니까요. (웃음)


Y. 어떻게 취미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계기가 궁금해요.

H.  대학생때부터 창업을 하고싶었어요. 그런데 희망과는 달리 1년동안 학교에서 교직원 생활을 하게 됐어요. 물론 학교도 재밌고 좋은 직장이었지만, 20대에 창업을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제가 평소 노는 걸 참 좋아해요. 그런데 막상 찾아보니 놀거리가 없더라고요. 찾기도 함들고.. 그래서 놀거리나 공방을 알려주는 지도를 만들려고 기획했었는데, 사업화하려고 하니 예상치 못한 부분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무언가 박스에 담아 배송하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른들의 놀잇감을 담아 판매하는 취미박스를 구상했고, 초기 2년정도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을 준비해서 시작했답니다.


Y. 하비인더박스의 비전이 궁금해요.

H. '취미'하면 바로 떠오르는 브랜드였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곳곳에 하비인더박스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죠? 아날로그적인 요소를 가진 DIY 키트로 전세계의 취미 카테고리를 담은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꿈은 클수록 좋은거니까요. (웃음)


Y. 하비인더박스의 아이템 구상은 어떻게 하시나요?

H. 초반에는 페어에 나가보고 직접 둘러보는 등 발로 많이 뛰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작가님께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고, 콜라보나 제휴요청도 꽤 오고 있어요. 만약 기획된 아이템이 좋은데 키트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직접 주문제작해서 만드는 등 최대한 하나의 키트로 해결할 수 있도록 패키지로 구성하고 있고요. 만들기 영상도 직접 작가님께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과정과 팁을 담아내기 때문에 쉽게 만드실 수 있을 거에요.


Y. 아이템 구상에 하비인더박스만의 특별한 원칙이 있을까요?

H. DIY를 할 때는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요즘은 갈수록 단순하면서도 '예쁜' 취미가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의 모토 중 하나가 ‘취미는 스트레스가 되면 안된다’입니다. 안그래도 힘든데 취미마저 스트레스가 되면 안되잖아요. (웃음)


Y. 그렇다면 가장 반응이 좋았던 상품은 어떤 건가요?

H. 핸드드립 커피 키트가 가장 반응이 좋았어요. 아무래도 커피는 남녀노소 즐기는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막상 만드는 방법을 잘 알진 못하시더라구요. 그래서 3가지 종류의 원두와 핸드드립 세트로 구성해 직접 내려먹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구성해 봤어요. 


하비인더박스의 고객


Y. 하비인더박스에서 진행했던 상품을 보면 대부분 여성향 DIY 제품으로 보이는데, 주고객층이 어떻게 되나요?

H. 20-30 여성을 타겟으로 진행했었지만 최근 키즈와 시니어 키트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요청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님 중 30%는 남성고객분들이기 때문에 DIY지만 최대한 중성적인 상품으로 고르려고 노력해요.


Y. 여러 취미를 경험해보다 보면, 특정 취미를 깊이 경험해보고 싶은 고객들도 있을 것 같아요.

H. '취미샘플러' 박스에 해당 작가님의 연락처를 따로 넣어드려서, 추후에 해당 취미를 지속적으로 하고자 하는 분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DIY작가님들과 함께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스타트업' 하비인더박스


Y. 스타트업으로서 홍보나 마케팅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해요.

H. 크라우드펀딩과 소셜미디어를 열심히 활용했어요. 크라우드 펀딩으로 목표치를 웃도는 1,200만 원의 후원금을 확보하기도 했었구요. 소셜미디어 홍보는 취미를 즐긴 후 고객님이 직접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포스팅해줌으로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된 것 같아요.


Y. 취미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창업했을 당시 시장상황은 어땠나요?

H. 생필품이나 면도기, 꽃 같은 구독 모델은 국내에 간간히 있었지만 취미 서브스크립션을 하는 업체는 국내에 전무했던 상황이었어요.


Y. 서브스크립션이 인기를 끌면서 요즘 경쟁업체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하비인더박스만의 정체성이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H. 요즘은 모든게 다 디지털화 된 세상인 것 같아요. 하지만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무언가를 끄적이고, 만들면서 컸듯 누구나 아날로그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즉 '사람은 아날로그다' 라는 걸 모토로 손을 이용해 현대인들에게 만드는 재미를 다시 찾아주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취미 놀이터 '하비그라운드'

Y. 최근 하비인더박스의 오프라인 매장 '하비그라운드'를 오픈하셨어요. 어떤 공간인가요?

H. '취미놀이터' 컨셉의 하비그라운드를 잠실 롯데에비뉴엘 5층에 오픈했어요. 간단히 할 수 있는 일부 키트를 매장에서 구매 및 체험할 수 있고, 홈키트보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건 강사님을 초빙하여 원데이클래스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홈키트도 좋지만 집 밖에 나와 '같이 만들고 공유하는 '장'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신기하게 고객님들이 만드신 작품을 보면 같은 키트여도 다 다른 작품이 나와 재미있더라구요.


Y. 원데이클래스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수업이 있었나요?

H. 최근 진행한 묵취모임이 참 좋았어요. 요즘 묵독모임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끼리 모여 '말없이 책읽는 모임'이 대세라고 하더라구요. 거기서 착안해 '묵취모임'을 진행해 봤는데, 은근히 원데이클래스나 모임을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런 분들도 부담없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 같아서 뿌듯해요.




브랜드 하비인더박스


하비인더박스는 만드는 방법은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지만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아이템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사실 DIY는 14-15년도에 유행하면서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많이 생겨났다. 예를 들면 향수, 비누, 인테리어 소품 등 DIY 하면 떠올리게 되는 고정된 이미지가 생겨났는데, 이런 아이템들이 호불호가 많이 갈릴 뿐 아니라 이제는 너무 일반화 되어버린 상황이기도 하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기에는 조금 올드해 보이고, 실속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를 주기에 한계가 있다.


기존 비누를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보석비누와 나만의 소리를 만드는 신기한 오르골

하비인더박스는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타겟이 원하는 니즈에 맞춰 조금 올드한 기존 DIY 상품의 이미지를 바꿔가고 있다. 얼핏 보면 익숙한 DIY 제품같지만 유니크하고 트렌디한 아이템을 찾아 작가와의 콜라보를 통해 키트를 직접 구성한다. 예를 들면 DIY로는 흔해서 친숙한 아이템인 비누에 '탄생석' 과 '보석'이라는 소재로 차별화와 소장가치를 높여 주었고, '내가 만드는 멜로디 DIY 오르골' 도 한정적으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던 소리를 '나만의' 멜로디가 흐르는 '나만의' 오르골로 만들 수 있게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보이는 트렌디한 제품들이지만 만들어 볼 생각은 못했던 아이템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또한 DIY는 현대인들에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우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만드는 재미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상품을 잘 찾아 기획한다.


키트를 직접 만들면서 느꼈던 감정을 떠올려 보면, 단순히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도 있지만 어렸을 적 무언가 만든 후 뿌듯해 했던 추억을 떠오르게 해주었다. 수수깡 하나로도 작가가 된듯 의기양양하던 그 시절 말이다.

솔직히 손재주가 없는 편이라 DIY 상품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번거로워서 한두번 사다가 후회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만들어 보고싶은 것이 있어도 완제품만 고집했다. 


하비인더박스가 큐레이션하는 상품들은 내가 마치 금손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어쩌면 내가 세상에 정말 쉽고 재미있는 취미들을 아직 많이 못만나 본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취미가 지속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내게 정말 맞는 취미를 찾으려면 다양한 취미를 경험해 봐야 하니까!

올 겨울엔 외롭지 않도록, 매달 나를 위한 취미샘플러로 힐링하며 혼자 뿌듯해 하리라!  :->




인스타그램 Feeling B에서 감각으로 느끼는 취미와 하비인더박스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

https://www.instagram.com/feeling.b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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