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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상적인튀김요리 Dec 30. 2020

자연스럽게 자연 읽기

두 번째 책 <자연이 자연으로 있기 위해>


<깔끔하게 꽂는 책꽂이>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작품을 선생님의 관점에서 읽고 소개합니다. 주변에 책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지루하다는 이유로 혹은 길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멀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읽어보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분명, 그다음의 책을 스스로 찾아 나설 겁니다.



자연. 저절로 이루어진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스러운 것들에게 대단히 부자연스러운 일들을 합니다. 편안함을 위해서 경제성장을 위해서, 혹은 어쩌면 귀찮아서 말이죠. 학교에서도 '환경'은 매년 다루고 있는 주제입니다. 도덕, 과학, 국어 등 교과 전반에서 환경이라는 주제가 다뤄지고 있고 범교과 영역이라는 이름으로 교육과정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환경 문제를 다루면서 항상 느끼는 건 자연을 '자연스럽게' 두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연이 자연으로 있기 위해>는 자연스러움을 말하는 책입니다. 표지에 그려진 푸르름과 꽃, 바람, 그리고 잠든 자연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아마도, 마음이 자연스러워진 건 아닐까요. 이 책에는 대단히 현실적인 문제와 진짜 있을 법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자연은 비현실적 이게도 의인화되어 등장합니다. 이 책의 '자연'은 잠들어 있습니다. 아주 깊은 잠에 빠져있죠. 앓아누워 있는 모습입니다. 병든 자연을 살리기 위해 많은 인력들이 투입됩니다. 결국 정부에서는 병든 자연을 살리기 위해 자연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괴상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대단히 부자연스러운 일이죠. 인간의 입장에서만 생각한 이기적인 해결책입니다.


자연을 병원에 데리고 간다는 건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우리네 현실에서 자연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정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메타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연을 위해, 우리가 하는 일들이라는 것이 대단히 이기적이면서도 이 중적인이고 부자연스러운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연은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대에 오릅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자연을 살리는 방법은 없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오히려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나빠지기만 하죠. 몇몇의 양심선언 끝에 자연에게 행해지던 모든 치료들은 중단되고 자연의 건강을 해치며 암암리에 행해져 오던 개발 공사들도 일제히 중단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간절히 자연을 지키고 싶은 마음, 어쩌면, 자연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모여 자연을 조금씩 아주 천천히 일으켜 세웁니다. 길었던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그 순간까지 모두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힘을 보탭니다.



"우리는 여전히 자연이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닙니다." (51쪽) 


아이들은 자연이 어떤 의미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어려운 개념이면서도 와닿지 않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당연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잊듯이 당연히 내 옆에 존재하는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기는 어렵습니다. 비현실적인 요소와 현실적인 배경이 섞인 이 책은 아이들에게 자연의 의미를 세우게 할 수 있는 좋은 동기부여가 될 책입니다.


더 많은 책 - https://www.instagram.com/childwith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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