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직장동료 #여행 #응원

by Mean day

전, 현 직장 동료분들과 1박 2일 고흥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 같은 조직에서 근무했었고, 특정 시기에는 넷이서 한 팀에서 일하기도 했었기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았어요. 다만 사적으로 만나보는 건 처음이다 보니, 그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선 기대감과 동시에 약간의 긴장감도 느껴졌어요. 고흥으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선 고민 없이 제안을 승낙한 제 모습을 바보 같다며 탓하기도 했고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막상 만나면 누구보다 잘 놀면서 만남 직전까지 취소되길 바라는 마음 같은 거요. 양가감정이 모두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참 입체적이구나 싶더라고요.


고흥으로 우리를 초대해 준 A매니저님은 꽤 오래전에 퇴사를 했으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면 프리랜서로서 합류하여 일을 도와주셨어요. 조직 내부적으로도 베테랑으로 생각하는 귀인이신 거지요. 그리고 대구에서 지내는 B매니저님은 퇴사를 한 지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혈색이 돌아오고, 잠이 잘 오고, 몸이 건강해지는 시점에 퇴사의 자유를 더 즐겁게 누리기 위해 여행을 함께 하시게 된 거지요. C매니저님은 저와는 다른 팀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재직하고 있었고요. 종사자 2명과 퇴사자 2명의 만남은 그리움과 전하지 못한 마음을 꺼내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마음 한편이 몽글몽글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고흥 특유의 유유자적하고 평온한 분위기 때문이었을지, 서로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교류되었기 때문일지. 모임의 시간은 오랜 친구를 만난 것과 같이 편하게 흘렀습니다. 연인과의 관계에서 서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들, 인프라가 많지 않은 고흥에서 새로운 삶을 만드는 과정, 함께 기획하고 운영했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마주했던 아찔한 변수들 이야기까지.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응원하는 순수의 마음이 서로에게 잘 전달되니 실시간으로 마음이 채워짐이 느껴져 신기했습니다. 그것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 고흥의 차 때문이었을지, 서로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물해 준 빨간 와인 때문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새벽 늦게까지 이어진 순간들이 행복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시절 함께 했던 인연을 모두 데리고 고흥에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요.


이튿날, 꿈과도 같았던 시간을 뒤로한 채 정해진 여행의 끝을 맞이했습니다. 사진과 짐을 정리하고 정신없는 월요일을 맞이하니 지난 기억을 더 향유하고자 하는 제 마음이 욕심인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일지 지난 기억이 더 아련하게 생각났습니다. 이제 이 추억을 따뜻한 원동력으로 삼아 다음 행복에 다가갈 수 있도록 다시 삶에 집중해야겠지요. 꿈만 같았던 시간이었기에 이렇게 남겨놓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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