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사진 #운동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이 이어지는 요즘입니다. 다들 봄 만끽하고 계실까요?
저는 20대에는 다이빙, 여행과 같이 일상을 벗어난 행복을 추구했다면, 30대가 된 이후론 일상 속 행복을 조금씩 만들고 있어요. 조금 지치는 시점이 올 때쯤이면 행복을 발견하여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요. 마치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가 일부 페이지에 랜덤 하게 보상을 넣어놓는 것 같달까요.
그중 하나로 매주 수요일마다 새벽에 헬스장을 다녀온 뒤, 출근을 합니다. 아무도 없는 헬스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고요하게 운동을 하면 꽤 기분 좋거든요. 나를 위해 작은 행동(전날 일찍 자기, 아침 일찍 일어나기, 운동하기)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어요. 또 운동하며 나온 아드레날린 덕분에 평소보다 더 또렷한 정신으로 일할 수 있기도 하고요. 단점은 저녁 10시만 되면 잠이 쏟아진다는 것 정도.
두 번째로는 작은 카메라 하나 챙겨서 자주 산책을 다녀요. 특히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더욱요. 종묘, 서울숲, 서순라길, 세운상가, 청계천, 자양한강공원, 선릉과 정릉, 행궁동 등등. 오며 가며 마주하는 사람들, 새로운 공간에서 오는 설레는 긴장감, 맛있는 커피.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초록빛을 카메라에 담다 보면 산책이 여행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세상을 온전이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순간들이 제겐 큰 행복이에요.
이렇게 추구하는 행복의 결이 달라진 이유가 '정말 나이 때문일까?' 하는 생각에 관련 자료를 한번 살펴보니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연구한 자료로, 전두엽의 발달이 30대에 들면서 완성에 가까워진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일시적인 자극보다는 장기적인 안정감과 지속 가능한 행복을 찾도록 우리를 가이드하게 된 것.
심리학적으로 접근해 보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차이도 있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로라 카스텐슨 교수가 정립한 내용으로 20대에는 시간이 많다고 느끼기에 지식 습득, 새로운 경험, 인맥 확장 등 미래를 위한 투자로서의 자극을 쫓고, 30대 이후는 시간이 한정되었는 것을 체감하며 정서적 만족을 줄 수 있는 질 높은 경험에 집중하게 된 것이죠.
어려운 내용들은 뒤로하고, 결국 저도 성숙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도전들로 뜨거웠던 20대를 지나 30대의 고요한 일상에 안착하게 되었으니까요. 거창한 목적지 없이도 집 앞 공원을 산책하며 초록을 발견하고, 나 자신과의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또 행복이 느껴지네요. 여러분의 일상 속에는 어떤 '랜덤 보상'들이 숨겨져 있나요? 거창하지 않아도 좋아요. 오늘 하루, 나를 미소 짓게 할 작은 조각 하나를 꼭 발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