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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코 Barroco Apr 25. 2018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요즘 나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쓰기  

조금 전 동생이랑 대화를 나누다가 앵무새가 화두에 오르자

문득 몇 년 전에 쓴 댓글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게 기억났다.

그래서 혹시나 하며 찾아보았는데 내 댓글이 베댓이 되어 있었다.

이거 완전 big 서프라이즈! 모르던 사이에 유명인(?)이 된 것이다.

다른 베댓도 하나 더 있긴 한데 추천수가 이거에 비하면 3분의 1밖에 안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자랑을 하기 위함이 아니요.

단지 나의 인터넷 활동들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꾸준한 글쓰기가 나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있는지를

조목조목 잘 정리하여 기록에 남기기 위해서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앞서 먼저 나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게 되어서 잠시 추억에 잠겨보고자 한다.


때는 바야흐로 중학교 1학년, 학교에서 시 창작의 시간이 있었다. 나는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마음이 동요하고 머리가 명령하고 손이 움직이는 대로 나의 생각을 백지 위에 펼쳤다. 그런데 얼마 뒤 한 학생이 학교 행사에 발탁이 된 작품이라며 나에게 액자를 건네주었는데 바로 별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그 시였다. 집에 와서 벽에 걸어두고 이걸 보시는 부모님께서는 참 잘 쓴 시라면서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며 칭찬해 주셨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는 글쓰기에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진로를 무조건 음악으로만 잡았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익명으로 내가 쓴 글이 다른 학생들의 놀림이나 조롱거리가 되어서 수치심을 느끼게 된 이유에서였다. 난 단지 나의 생각을 표현했을 뿐인데 종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학생들은 (물론 익명이라 몰랐을)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었다. 게다가 음악 전공자는 대학 입시를 치를 때 논술이라는 분야가 필수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상 글쓰기가 내 삶에 뼈저리게 와 닿지 않았던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와 살면서 모진 풍파를 다 겪고 나니 최근에 와서야 나는 비로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았다. 부모님께서 해주셨던 칭찬에 좀 더 귀를 기울였다면, 또래 친구들의 놀림에도 굴복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아니 대학시절부터 나는 다른 인생을 택하고 살아왔을 텐데라는 후회감. 하지만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을 결코 되돌릴 수는 없는 법. 늦게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깨달아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나는 여러 가지로 참 감사하다. 살아갈 수 있는 희망과 목표가 있기에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고, 글쓰기, 번역, 그리고 공부 등을 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니 집에 거의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서 따분하겠다며 이러한 나의 삶을 이해 못하는 주변 분들도 꽤 많음) 뭐, 일단은 타고난 집순이라서 그런 것도 있고 여러 가지로 제약이 따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 나는 최대한 성심성의껏 도와드리려고 애쓴다.


블로깅, SNS 활동을 하면서 나는 1일 1포스팅은 물론이고(브런치는 제외), 1일 1댓글도 실천하는 중인데 내가 단 댓글에 얼마나 많은 호응이 있는지 등은 사실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물론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아지면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나는 단지 순간적인 나의 감정이나 생각 등을 표현할 뿐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것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또 어떠한 목적이든, 글쓰기를 통하여 나는 (낯선) 사람들과도 어떻게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배울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관심사" 내지 "공통분모"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메일 같은 경우 A와 내가 서로 주고받는다고 한다면, 어떠한 사건이나 일이 우리 두 사람에게 똑같이 involve 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얻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댓글은 내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B라는 사람의 글을 먼저 찾아 거기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하는 것인데 그 분야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더 많이 가질수록 단순히 답글이 하나 달리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대화의 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글루스 블로그를 세 달 가까이하면서 내가 많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사례만 놓고 보더라도 나는 충분히 나라는 존재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잠들어 있던 나의 재능을 일깨워준 블로그, 그리고 브런치. 글을 씀으로 말미암아 나는 그동안 상처받아 성한 곳이라곤 제대로 없었던 내면의 자아가 조금씩 치유받아 회복되어져감을 몸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성격상 무슨 일을 제대로 하려면 주눅이 드는 나인데 따로 시간을 내어 책상 앞에 앉아 차분하게 글을 쓰다 보면 자판을 두들기는 나 자신이 대견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라면서. 그러하기에 나는 어쩌면 에세이들을 많이 제출해야 하는 앞으로의 삶이 두려우면서도 기대가 된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나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디에 글을 쓰던지 간에 나의 글이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다면,

그리고 더 나아가서 열방이 주님께 돌아오는 놀라운 기적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이것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 있으랴! 이런 사명감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전도란 바로 온라인을 통해서이다.

특정 종교를 대놓고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온전함으로 글을 통해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것.

애초부터 유명세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떠오르는 대로 주절주절 잡담 형식으로 쓴 것이라 앞뒤가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혹여나 계시다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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