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도시 피렌체 2

거리의 악기 소리가 황홀했던 피렌체

by hope


오후 2시 30분에 우피치 미술관 투어와 시내투어가 예약되어 있는 날이다.

설렌다. 드디어 첫째 희망이가 좋아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숙소에서 만남의 장소인 시뇨리아 광장 청동 기마상까지 도보로 20분 거리이다. 넉넉히 1시 전에 출발했다.


시뇨리아광장엔 뭐가 있는지 청동기마상은 뭔지 하나도 몰랐다. 여행은 하나하나 알아가는 맛인 거 같다. 여행 전에도 여행 중에도. 그리고 여행 후에 이렇게 글로 남기며 또한 알아가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 같다.


가는 길 건물이며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 희망이는 화가들의 그림 그리는 모습을 열심히 본다. 여행을 다녀와서 시간이 좀 지났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한다.


"엄마, 그림으론 돈 벌기가 쉽진 않은 거 같아."


왜냐고 물어보니 "피렌체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별로 돈을 벌지 못하는 거 같았어."라고 한다. 대단한 화가의 작품들도 보았는데 그런 생각을 했구나 싶었다.

피렌체

대략 네 시간 정도의 투어이기에 그전에 간단히 먹을만한 걸 찾다가 파니니집이 보인다.


PANINI

맛집인가 보다. 줄이 길다. 빵이며 안에 들어가는 것들을 선택할 수 있고 고기는 시식도 가능하다. 직원분들이 굉장히 즐겁게 일한다. 고기 시식하게 해주는 분은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어보신다. 희망이는 한국에서 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갔을 때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나라임에 감사하다.


희망이와 어려운 선택의 시간이 끝나고 우리가 선택한 것들의 조합인 파니니가 나왔다. 엄청 크다.


PANINI

네 식구가 두 개 먹으니 배가 부르다. 남편은 별로라는데 난 지금도 한 번씩 생각난다. 5월 말이었는데도 야외테이블에서 먹으니 햇빛이 너무나 강했다. 테이블 아래마다 비둘기들도 분주히 움직여서 둘째 조이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도 맛있게 먹는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약속장소로 가는데 거리의 악사분의 연주소리에 마음이 풍성해지고 행복해진다. 아이들도 좋은가보다. 나이가 좀 있으신 남자분이셨는데 저렇게 나이가 들면 어떨까 싶다. 피렌체에서 뿐 아니라 로마나 다른 도시에서도 악사분을 보았는데 이 나이 지긋하신 분의 연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본인이 좋아하니 저렇게 길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게 아닐까 싶다. 또한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뇨리아 광장 청동기마상과 다비드상


시간에 맞춰서 시뇨리아 광장에 도착했다. 청동 기마상이 저거구나 싶다. 청동기마상의 주인공은 메디치 가문의 코즈모라고 한다. 희망이는 베네치아에서 산 그림 노트에 스케치해 본다. 가이드님이 오기 전에 둘러보니 청동기마상 외에 포세이돈과 유명한 다비드상이 있다. 다비드상은 진품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 가이드님이 알려주신 건데 다비드상의 눈이 하트이다. 멋진 다윗상의 눈이 하트라니 미켈란젤로는 왜 그렇게 표현했을까 싶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이글거리는 그의 적을 향한 열정을 담은 듯하다. 하트로 표현한 미켈란젤로가 귀엽게 느껴진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피렌체 시의 주문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당시 피렌체를 위협하고 있던 외부 세력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고 이것을 파악한 미켈란젤로는 성서 속 내용을 거부하고 자신 나름대로 인물을 해석해 다비드 상을 만들었습니다. 성경 속 어린 목동 다비드를 미켈란젤로는 연약한 소년의 모습이 아닌, 힘이 넘치는 건장한 청년의 모습으로 조각해 냈습니다. 이전의 두 조각상처럼 승리에 도취된 모습이 아니라 다가오는 적이 무서울 만큼 인중에 힘을 주어 노려보며 잡고 있는 돌이 터지도록 잔뜩 힘을 주어 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돌을 던져 쓰러뜨리겠다는 굳은 결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낸 것이죠.

...

다비드는 고대 그리스 이후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남성의 나체상으로 평가받았고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상인 동시에 르네상스 그 자체가 구현된 조각상이라는 칭송을 받게 됩니다.


- 프렌즈 이탈리아 p219 -


진품은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다음에 피렌체를 다시 방문한다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진품으로 진득하게 감상하고 싶다.


드디어 가이드님을 만나 우피치 미술관으로 향한다.

메디치가문의 기증으로 만들어진 이 미술관은 그들의 소장품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르네상스 삼대거장인 라파엘로, 레오나르도다빈치, 미켈란젤로의 작품도 볼 수 있고 그 외에 보티첼리의 봄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중세시대의 작품들은 근엄하면서 화려했다.


우피치 미술관 중세 시대 작품


천년 정도 하나님만 섬기던 중세시대는 흑사병과 십자군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자 막을 내렸다고 한다. 배경은 금이고 신성함을 나타내는 후광도 있던 중세의 화려한 작품들을 뒤로하고 르네상스시대 작품으로 향했다.


보티첼리의 <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보티첼리의 봄은 메디치가의 별장을 장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늘하늘한 옷들이 너무 아름답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는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 소식을 알리는 장면이다.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음에 너무나 황홀했다. 같은 그림인데 오른쪽과 왼쪽이 보는 각도에 따라서 약간 달라 보인다. 정면에서 봤을 땐 마리아의 팔 길이가 길어 보이는데 옆에서 보면 정상적으로 보이고 더 밝아 보인다. 보는 각도까지 계산해 작품을 만들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미켈란젤로의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

삼각형과 역삼각형구도로 역동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조각만 하고 싶던 미켈란젤로가 경제적 이유로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그림임에도 조각처럼 느껴지는 그의 작품이다.


라파엘로의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와 요한>


검은 새는 고난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멋진 작품을 라파엘로는 고작 23살의 나이에 완성했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의 초상화를 쭉 볼 수 있었다. 가장 오른쪽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이드님의 말이 기억에 남아서 일 것 같다.

"이 아이는 자기 말만 하지 않고 잘 들을 거 같이 생겼죠."라고 하셨다. 나도 우리 아이들도 잘 듣는 사람이길 바라본다.


우피치 미술관은 대단히 크지는 않지만 소장품 모두가 약탈한 것 없이 메디치가문의 소장품이었고 또한 그것을 피렌체시에 기증했다는 것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3시간 정도의 우피치 미술관 투어였는데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너무나 귀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가이드님과 함께하는 시내투어이다.

먼저 베키오다리이다.

베키오 다리

베키오 다리 입구엔 보석상들이 늘어서 있다. 평소 보석에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하나하나 너무나 아름답다.


다시 시뇨리아광장을 들렸다 단테의 집을 갔다.

단테의 집

단테는 라벤나로 쫓겨나 피렌체에 남아있는 건 집뿐이라고 한다. 단테의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을 다녀오는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홍길동전처럼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당시 권력가들은 라틴어를 사용했는데 단테는 피렌체어인 토스카나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이탈리아가 통일될 때 단테의 신곡에 없는 단어가 없을 만큼 방대했기에 이탈리아의 공용어로 자리 잡는데 큰 공을 했다고 한다.


아직 읽지 않은 것에 반성하며 여행을 다녀와서 아이와 지옥부터 도전해 보았는데 어렵게 느껴졌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두오모 광장과 천국의 문

천국의 문은 로렌초 기베니티의 작품으로 성경이야기이다. 문 한 짝에 소도시를 살 정도의 돈을 받았다고 한다. 멋진 작품도 만들고 돈도 받고 참 멋진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피치 미술관투어와 시내투어가 끝났다. 좋은 가이드님을 만나 너무나 알찬 시간이었다.


4시간 이상 걸어 다녔더니 온 식구가 힘들고 배도 고프다. 피렌체에서는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한다. 어디를 갈까 찾아보다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시식을 하라고 꼬치에 주시는데 그 맛에 반해 그곳에서 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를 든든히 하고 우린 베키오 다리를 갈까 했다. 그런데 첫째는 피곤하다고 숙소에 가고 싶다고 한다. 첫째가 많이 피곤해하는 거 같아 남편과 아이는 숙소로 가고 나와 둘째는 좀 더 다니다 가기로 했다. 내 핸드폰 배터리가 얼마 없었다. 그래서 보조배터리를 내가 챙기고 각자 가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남편과 희망이가 온다. 첫째가 마음을 바꿨나 보다. 그렇게 우린 네 식구 합체로 베키오 다리로 향했다. 그런데..


보조배터리로 충전 중이던 내 핸드폰이 꺼져버렸다. 만약 희망이가 마음을 바꾸지 않아서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순간 마음이 덜컹하면서도 희망이가 마음을 돌려 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얼마 남지 않은 남편의 핸드폰을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며 베키오 다리로 향했다.



베키오 다리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너무나 아름답다. 거리의 악사분의 음악소리에 더욱 풍성해짐을 느낀다. 숙소로 가려고 했던 희망이도 좋은가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까지 가야 하는데 이럴 때 젤라또는 우리의 지친 몸을 다독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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