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설정의 중요성

아이들과 등산

by hope


도봉산 마당바위

"주말에 등산 갈까?"

금요일, 토요일에 비가 온 후라 일요일에는 등산하기 좋은 날씨라 예측되었다.


나와 비슷한 둘째 조이는 좋다고 하고 첫째 희망이는


"음... 그래. 그런데 둘레길로 가자."


알겠다고 하고 시간은 지나 일요일이 되었다.

네이버에서 도봉산 초보코스를 찾아보았다.


도봉산역 1번 출구 - 도봉산탐방지원센터 - 천축사 - 마당바위


왕복 약 3시간이니 좋은데 둘레길을 원했던 첫째가 좋다고 할지 걱정된다. 그럴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족발이 생각난다.


"희망아 인터넷에 도봉산 초보코스 찾아보니 마당바위가 나오네. 족발사서 거기 가서 먹을까?"

했더니 좋단다.


속으로 난 더 좋다.


그렇게 합의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어느덧 도봉산이다. 남편은 시댁에 가고 없었고 우리 셋만 가니 아이들이 한 마디씩 한다.


희망이는

"치킨에 무가 빠진 느낌이야."

조이는

"피자에 토핑이 빠진 느낌이야."


전에도 몇 번 와서인지 희망이는 앞장서서

"나만 따라와." 한다.


"오우, 듬직하네. 너만 따라갈게." 하며 뒤를 따른다.


아이들이 그토록 원했던 도봉산 입구에 있는 족발집에 도착했다. 전에 미니족발을 만원 정도에 샀는데 미니는 다 팔리고 없단다. 소 사이즈가 25,000원이다. 산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양 일까가 고민되었다. 그런 고민을 눈치챈 아이들은 걱정 말라며 어서 결제하란다. 그렇게 구매한 족발은 내 가방을 더욱 무겁게 했다.


나의 목표는 마당바위

아이들의 목표는 마당바위에서 족발 먹기이다.


몇 번 도봉산을 왔지만 목표설정 없이 오니 입구 쪽에서만 자연을 느끼다 돌아왔었다. 그래서 짧아도 제대로 된 등산의 성취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고 싶었다.


과연 성공할까?


도봉산역 1번 출구에서 도봉산 입구까지 가는데도 둘째 조이는

"인제 다와가?"

한다.


"아직 시작도 안 했어."


그렇게 산 입구까지 왔다.

우리의 갈 코스를 아이들과 함께 본다.

이제 천축사를 향해 출발.


조금 가다 보니 안내판이 또 나온다.

천축사 가는 표지판

안내판을 보니 1.8km다. 아이들에겐 멀게 느껴질 거 같아 거리는 말 안 했다.


족발 때문인지 아이들은 잘 간다. 가다 보니 돌계단이 많다. 올라가느라 힘들지만 무릎이 안 좋은 나는 내려갈 때가 더 걱정이다. 무릎보호대를 하고 오길 잘했다.


한참 가다가 희망이가 쉬자고 한다. 그래서 물을 한 번씩 먹고 갔다. 꿀 맛이다.


"쉬었다 가자."

또 말한다. 이번엔 지하철역에서 산 바람떡을 앉아서 먹었다. 잠깐 쉬었는데 발걸음은 다시 시작한 것 같이 가볍다. 떡을 먹어서인지 무거운 가방을 잠깐 내려놔서인진 모르지만 우리 셋 모두 컨디션이 좋아지니 힘이 난다. 그렇게 또 걸었다.


앞서가던 아이들이


"와~ 엄마 빨리 와봐." 한다.


도봉산

"와~~."

나도 이런 곳은 처음 보았다. 온몸에 땀범벅이 된 우리는 쪼그리고 앉아 맑고 시원한 물에 손을 적신다. 그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세수해 봐."


라고 하니 둘 모두 시원하게 세수하고는 시원해한다.


더웠던 몸은 시원한 물 덕분인지 한결 온도가 내려갔다. 다시 오르고 오르는데 오후 4시쯤 된 시간에 점점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걱정이 된다.


"우리 잘 가고 있는 거겠지?"

"잘 내려올 수 있겠지?"


등산 초보가 겁 없이 애 둘과 오다 보니 이제야 걱정이 된다. 그때 표지판이 보인다.


도봉산 마당바위

천축사 가는 길과 마당바위 가는 길이 안내되어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마당바위니 왼쪽으로 향한다.


어느덧 목적지까지 0.3km인 300m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열심히 간다. 숲이 우거져서인지 어둑어둑하고 여전히 사람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마당바위니깐 널찍한 돌이 있을까?"란 상상을 아이들과 해보았다.


우린 마침내 마당바위에 도착했다.



예상은 했지만 마당바위에선 본 하늘은 너무나 맑았다.


아이들은 어서 족발을 먹자고 재촉한다. 어디서 나타난 건지 마당바위 주위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어떤 가족은 햄버거를 먹고 있었는데 그 옆에서 고양이가 쪼그리고 앉아있다.


어느덧 그 고양이는 우리 옆을 서성인다. 줄수도 없고 안주기도 미안하다. 다 먹어갈 때쯤 조심스럽게 주었더니 멀리 떨어져서 맛있게 먹고는 또 온다.


"우리 앞으론 내려가서 먹자. 동물들이 이렇게 올 수도 있고 여러 가지로 불편해."


아이들도 느꼈는지 그러자 고한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

도봉산 마당바위

희망이는 그림을 그리고 나와 조이는 독서타임을 가졌다.


자연 속에서 이런 휴식시간이 난 너무나 좋다. 아이들도 그런 맛을 알기를 바란다. 이런 경험들로 아이들도 족발이 아닌 자연의 맛에 스며든다.


어느새 몸이 오싹하다. 땀이 시원한 바람에 마르다 못해 춥기까지 해진다. 더 머무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설득해 다시 하산한다.


내려가는 길..


아이들은 날아다니고 나는 노인이 되어있다. 즐겁게 가는 아이들을 보며 씩 웃다가 멀리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자 걱정이 된다.


"희망아~."

"조이야~."


아이들에게 엄마가 보이는 곳까지만 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알겠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꾸만 멀어진다.


이번엔 아이들 걱정하는 마음이 다리 아픈 엄마를 배려하지 않는 아이들의 행동에 화가 난다.


내가 배려해 달라고 말했지만 아이들은 여전하다. 그때 가방에 있는 젤리가 생각난다.


"이백미터 가서 기다려. 젤리 하나 줄게." 하니 이백보 정도 지나서 딱 기다리고 있다.


이리 쉬운 일이었나 싶다.


그렇게 우린 젤리 덕분에 헤어지지 않고 안전하게 잘 내려왔다.


만약 목표설정이 없었다면 마당바위도 가는 길에 예쁜 작은 폭포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 힘들어서 쉬었다 가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니 도착했던 성취 경험까지 가지게 되었다.


함께 해준 아이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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