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독서기록장 03

트리나 폴러스 글. 그림 [‘꽃들에게 희망을’]

by 오월의햇살

어린이 도서인 이 책은 1972년 영어로 처음 출판된 후,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출판된 오래된 책이지만 내용만큼은 결코 올드하지 않다


호랑 애벌레와 노랑 애벌레가 ‘단순히 먹고 자라는 것 이상의 무엇’을 원하게 되면서 삶이라는 것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시작된다


애벌레들은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애벌레 기둥에 맹목적으로 매달려 그저 꼭대기를 가기 위해 갈망하고 서로를 짓밟고 계속 올라간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 속에서 두 애벌레도 처음 만나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그저 알 수 없는 꼭대기를 향해 다른 애벌레를 짓밟고 올라가느냐, 아니면 내가 짓밟히느냐에 대한 현실에 환멸을 느끼게 되고 두 애벌레는 기둥을 내려와 애벌레 본연의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호랑 애벌레는 여전히 애벌레 기둥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꼭대기에 대한 쓸데없는 열망으로 혼자 다시 기둥을 오른다


홀로 남은 노랑 애벌레는 호랑 애벌레를 사랑했지만 더 이상에 어리석음을 쫒지 않고 다른 삶을 찾아 길을 나선다


그러다 노랑 애벌레는-

나비가 되어 진정 높은 곳을 오르리라는 희망으로 단단한 번데기를 만드는 늙은 애벌레의 모습을 보았다


여전히 애벌레에서 나비가 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던 노랑 애벌레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번데기로서의 인고의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만 앞섰지만 결국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어 나비가 되기 위한 큰 결심을 한다


그사이 무지한 호랑 애벌레는 꼭대기에 다다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과 허무함을 느낀다


하지만 왜 이토록 애벌레들이 높은 곳을 쫓아 무조건 올라왔는지는 깨닫게 된다


그건 각자 마음속에 있는 나비를 깨닫지 못함이였으라라-


높은 곳에 오르려는 본능은 애벌레 기둥이 아니라 나비가 되어야만 실현할 수 있음을… 나비가 되어 날아온 노랑 애벌레의 참모습을 보고 알게 되었다


후회를 하며 그대로 있으면 실패자이고 낙오자가 되었겠지만 호랑 애벌레는 다시 애벌레 기둥을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에 수많은 애벌레들에게도 자신의 깨달음을 전하지만 이미 눈먼 애벌레들은 그 말에 귀 기울지 않는다


나비가 된 노랑 애벌레에 이끌림으로 자신이 견뎌내야 할 인고의 시간은 미련하게 올라간 애벌레 기둥이 아니라 나비가 되기 위한 번데기의 시간이며, 그 시간을 통해 진심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나비의 삶을 택한다


수많은 애벌레 기둥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었고 맹목적인 욕심은 끝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중에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마음속 나비를 찾아 기둥을 내려오는 애벌레들이 생긴다

그리고 그들 또한 나비의 삶을 얻는다


…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은가-


맹목적 기둥을 쫒을 것인가

과감히 기둥을 내려와 내 삶을 다시 돌아볼 것인가


미래는 누구에게나 불확실하고 두려운 것이지만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내 마음에 나비를 찾는 것은 나의 숙제이고

나비가 되기 위한 용기 또한 내 안에 있다


부디 나비를 필요로 하는 꽃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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