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침은 얼큰한 부대찌개와 (사진에는 없지만) 감자채볶음, 콩자반 등으로 마치 기사식당 같은 밥상과 함께 시작한다. 혹시 몰라 이야기하지만 이곳은 런던, City of Westminster가 맞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커피숍에 후딱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커피숍의 검은색 모던한 외관이 비 오는 빌딩숲과 잘 어울린다.
런던의 많은 커피숍들이 그러하듯 커피에만 주력한 음료 메뉴, 그리고 빵들을 판매하고 있다. 빵 메뉴들도 대부분 비슷한 편이다. 크로와상, 번, 브라우니, 쿠키, 머핀.... 유리 진열장을 통해 보이는 이곳의 빵은 매장에서 직접 만들었다거나 혹은 괜찮은 베이커리에서 들여온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그냥 커피만 주문했다.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지만 북적북적 붐비는 정도는 아니었어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쾌적하게, 비 오는 날의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내 앞에 앉은 한 남성은 무지 공책에 열심히 컵을 그리고 있었는데 (엄청 잘 그리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선이 더해지며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워 나도 모르게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그의 공책을 흘긋흘긋 쳐다보게 되었다.
나 역시 에스프레소와 함께 짧은 시간이나마 책을 읽었다. 에스프레소의 맛은 꽤 괜찮았지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더 오래 책을 읽다 가면 좋으련만, 비도 오는 마당에 매장 안은 난방을 하지 않아 서늘하여 몸에 한기가 한껏 돌았다. 어깨에 코트를 두르고 있어도 몸이 으슬으슬하여 결국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먹을거리를 좀 사고자 M&S(Marks & Spencer)에 들렀다.
식품 컬렉션이 타 수퍼마켓들에 비해 뛰어나기로 유명한 M&S. 들어가자마자 여러 종류의 빵들이 나의 발을 붙잡았다. 심지어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다. 물론 한화 환율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파운드만 놓고 볼 때 M&S를 포함한 영국의 장보기 물가는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이다.
특히나 M&S는 PB(자체브랜드) 과자가 맛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지만 그만큼 훌륭한 맛을 보장한다. 가운데 사진 속 All Butter 시리즈 쿠키들은 한국인들의 런던 기념품 쇼핑 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할 정도로 인기가 많고, 그중에서도 상단의 피스타치오 쿠키가 가장 사랑받는 제품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레몬 화이트초코다. 오른쪽 사진 속의 Ricciarelli(리치렐리)도 정말 정말 맛있다. 5파운드면 현재 환율 상 한화로 9500원쯤 하는데 양은 보이는 저게 전부라 솔직히 비싸다고 할 수 있지만 먹어보면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다. 참고로 리치렐리는 이탈리아 시에나 지방에서 유래한 아몬드 베이스 비스킷의 일종으로 마카롱의 꼬끄와 유사한 식감과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계획에 없던 장보기라 수중에 장바구니도 없고 한 손에는 우산까지 들어야 해서, 장발장이 훔쳤음직한 커다란 마늘빵 하나와 티푸드로 먹을 과자 하나, 딱 두 개만 샀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장 마늘빵을 개시했는데 꽝꽝 얼어 있어서 자르는 데 애 좀 먹었다. 게다가 빵이 오븐용인지 전자레인지로는 잘 조리되지 않아서 겉은 김이 펄펄 나는데 안의 버터는 녹지 않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렇지만 덜 녹은 버터를 먹었다고 배탈 나는 건 아니니 그냥 먹었다. 그것도 몇 번이나!
느끼한 마늘버터 빵을 잔뜩 먹고 났더니 혀가 상큼한 맛을 갈구하여 사과도 한 개 먹었다.
오늘은 저녁때 발레 공연을 예매해 두었는데, 공연 전까지 집에만 머무르면 아까우니 내셔널 갤러리에 왔다. 내셔널갤러리에 너무 많이 와서 질리지 않느냐고? 전혀! 올 때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걸?!
오늘은 Hans Holbein the Younger(한스 홀바인)의 1533년작 <The Ambassadors(대사들)>로 관람을 시작해 본다. 이 작품은 그냥 보기에는 두 명의 프랑스 대사들을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림 속에 다양한 상징과 수수께끼를 담아내고 있다. 우선, 왼쪽의 인물은 1533년 헨리 8세의 궁정에 파견된 프랑스 대사 Jean do Dinteville이며 그의 단검에는 그의 나이인 29세가 새겨져 있다. 오른쪽 인물은 Lavaur의 주교인 Georges de Selve로, 그의 팔이 얹어져 있는 책에 그의 나이인 25세가 표시되어 있다. 이 그림은 Dinteville을 위해 제작되어 상파뉴의 Polisy에 있는 그의 집에 걸렸으며, 그림 속 지구본에 Polisy가 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선반 위에 놓인 여러 가지 물건들의 의미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주제이지만, 내셔널갤러리의 안내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류트의 끊어진 줄은 불협화음을 상징하는데, 이는 종교개혁 시기의 유럽에서의 정치적, 종교적 불화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두 인물 사이에는 왜곡된 형태의 해골이 그려져 있는데 그림을 오른쪽 측면에서 바라보면 해골이 정상적인 형태로 보임으로써 이는 죽음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림의 왼쪽 상단에 그려진 은색 십자가는 기독교의 구원 약속을 상기시키고 있다.
한스 홀바인은 당시의 정치적, 종교적 긴장 상태 그리고 인간의 유한성을 이 한 폭의 그림 위에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해골의 왜곡된 형상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표현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죽음을 기억하라는 'memento mori(메멘토 모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여성의 다층적인 감정이 강렬한 눈빛을 통해 엿보이는 이 인상적인 그림은 Sebastiano del Piombo의 <Judith(or Salome?) (유디트(또는 살로메?)>라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화가가 그려내고자 한 이 여인의 정체는 분명하지 않은데,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들고 있는 살로메일 수도 있고, 혹은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든 유디트일 수도 있다고 한다. 화가가 로마로 영구 이주하기 직전에 그린 이 작품은 그의 초기 베네치아 시절의 주요 작품 중 하나로 여겨진다.
초록색과 붉은색의 대비, 그리고 노인의 섬세한 표정 묘사가 몹시 인상적인 이 그림은 Raphael(라파엘로)의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초상화>로, 라파엘로는 이 초상화에서 다혈질에 호전적이었던 교황을 노년기의 우울함을 품은 모습으로 보다 친밀하게 그려냈다. 교황 율리우스 2세는 1511년부터 프랑스군이 이탈리아 일부를 점령한 것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으며, 그림 속에서 그가 앉아있는 왕좌의 도토리 장식은 그의 가문인 The della Rovere 가문의 상징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이 그림은 Paolo Veronese(파올로 베로네제)의 <알렉산더 앞의 다리우스 가족>으로, 페르시아 황제 Darius(다리우스)가 Alexander(알렉산더)에게 패배한 후, 다리우스의 어머니가 정복자에게 자비를 구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독특한 화풍의 작가 중 한 명인 El Greco(엘 그레코)의 이 작품은 <예수의 이름에 대한 경배>로,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를 위해 그린 더 큰 규모의 또 다른 작품과 관련이 있다. 펠리페 2세는 1571년 레판토 해전에서 승리한 후 (예수의 거룩한 이름을 수호하기 위해 성립된) 신성 동맹의 승리를 기념하고자 작품을 의뢰한 바 있다고 한다. 왼쪽 하단에는 신성 동맹의 주요 인물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데, 흰색 러프와 검은색 옷을 입은 인물이 펠리페 2세이고, 금색 로브를 입고 등을 돌린 인물은 베네치아의 총독(알비세 1세 모체니고)이며, 맞은편의 인물은 교황 비오 5세이다. 이들은 모두 레판토 해전에서 맞서 싸운 주요 인물들로 알려져 있다. 오른쪽에는 괴물과 같은 입이 지옥에 떨어진 영혼들을 삼키고 있는데, 이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신화 속 바다 괴물인 리바이어던을 나타내며, 저주받은 영혼들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그림은 Andrea Mantegna(안드레아 만테냐)의 <체를 든, 베스타를 섬기는 처녀 투치아와 물 마시는 여인>으로, 당시에는 고대의 유명하거나 훌륭한 여성들의 그림은 때때로 가정 내 장식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Tuccia(투치아)는 그녀의 정절이 의심받았을 때, 티베르 강에서 베스타 신전까지 물이 가득 찬 체를 운반함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다고 한다. 오른쪽의 물을 마시는 여인은 Sophonisba(소포니스바)로, 그녀는 노예로 잡혀가느니 차라리 자살을 하라고 그녀의 남편이 보낸 독을 마셨다고 한다. 물 마시는 여인은 남편이 죽은 후 그의 재를 와인에 섞어 마신 Artemisia(아르테미시아)일 수도 있다고 한다.
아주 유명한 이 작품은 Leonardo da Vinci(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암굴의 성모>이다. 아기 예수가 오른쪽에 앉아 천사의 지지를 받으며 그의 사촌, 아기 세례자 요한을 축복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세례자 요한은 손을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성모 마리아는 한 손은 예수 위에, 다른 한 손은 세례자 요한의 어깨에 올림으로써 두 인물을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성모 마리아를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의 이미지로 나타낼 뿐 아니라 인류를 위한 완벽한 중재자로서의 성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작품 제목에 언급된 바위로 이뤄진 그림 속 배경은 태초의 세상 혹은 예수가 이집트로 피신한 후 머물렀던 사막일 수 있다고 한다.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감도는 이 그림은 Quiringh van Brekelenkam(퀴링흐 반 브레켈렌캄)의 <재단사의 작업실 내부>로, 창문으로부터 들어오는 약한 빛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자 높이 올려진 단 위에 앉아 있는 재단사와 어린 조수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브레켈렌캄은 17세기 Leiden의 번영을 이끈 직물 산업과 관련된 직조공, 방적공, 재단사, 재봉사들을 많이 그렸다고 전해진다.
역시나 그만의 매력적인 화풍을 지닌 화가 Peter Paul Rubens(피터 파울 루벤스)의 작품으로 넘어가 본다. <기적의 물고기잡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성경의 누가복음에 기록된 기적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어부들이 전날 밤 아무것도 잡지 못했지만 예수는 그들에게 그물을 던지라고 말하였고, 그림 속에서와 같이 어부들은 물고기로 가득 찬 그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을 의심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며 그 앞에 무릎을 꿇었으며, 그 순간부터 그는 예수의 제자들 중 한 명이 된다.
피터 파울 루벤스의 또 다른 작품 <파리스의 심판>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한 장면으로, 파리스는 세 명의 여신 중 가장 아름다운 이를 선택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왼쪽), 사랑의 여신 비너스(중앙), 전쟁의 신 유노(오른쪽) 중 그는 비너스에게 황금 사과를 수여했고, 이는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되고야 만다.
내셔널 갤러리의 유명한 정물화들 중 하나인 Willem Kalf의 <뿔 잔이 있는 정물화>도 보았다.
천재 화가 Paul Gauguin(폴 고갱)의 <창가 앞의 과일 그릇과 술잔>으로 오늘의 내셔널 갤러리 탐방을 마무리짓고자 한다. 아마 이 작품을 보자마자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잔을 떠올렸을 텐데, 이 작품은 고갱이 Paul Cezanne(폴 세잔)의 <과일 접시가 있는 정물화>를 매입한 것을 기념하여 오마주한 것이라고 하니 세잔이 연상되는 것이 당연하겠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왔지만 발레 공연 전까지는 아직도 꽤 많은 시간이 남았으므로 맥주나 한 잔 하고자 트라팔가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 펍을 방문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전에 누군가에게 이곳의 피시앤칩스가 맛있다는 추천을 받고 조만간 한 번 와봐야지 생각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직원을 통해 몇 가지의 맥주를 시식해 보았지만 역시나 결국엔 기네스 흑맥주를 선택하게 된다.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 흑맥주이다.
축구 경기가 있는지 펍 안 텔레비전 속에는 축구 경기가 한창이었고 사람들은 굉장히 많았으며, 혼자 온 사람은 거의 없었고 다들 일행과 함께 무리 지어 온 사람들이었다. 무진장 시끌벅적한 펍 안에 간신히 의자 하나를 차지한 나는 머무는 내내 혼자서 미어캣처럼 바보같이 두리번두리번거리기만 하다가 맥주를 원샷하고 나왔다. 오늘로써 내향인에게 혼자 방문하는 펍이란 영 재미없는 장소임이 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정말로 공연 시간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공연장으로 가기 전 요기를 하고자 소호에 있는 Ole&Steen 빵집에 들렀다. Ole&Steen은 데니쉬 베이커리 체인점으로 런던에 굉장히 많은 지점이 분포되어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꽤 맛있는 빵집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 방문해 본 바로는 글쎄.. 내겐 별로였다.
나는 시즌 한정 메뉴인 모카 페스티벌 번을 골랐는데 크림은 혀 위에서 겉도는 맛이었고 빵은 푸석푸석한 데다가 풍미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아 다 먹기까지 정말 고역이었다. 정말 맛이 없었지만 이 빵에 지불한 돈이 아까워서 꾸역꾸역 접시를 깨끗이 비웠다.
드디어 오늘 하루의 메인 일정이라 할 수 있는 발레 관람을 위해 Royal Opera House Covent Garden(로열 오페라 하우스) 공연장에 왔다. 이 공연에 오기까지 정말 긴 하루를 보낸 것 같은 기분이다. 바비칸센터나 위그모어홀과 같은 공연장에 비해 로열오페라하우스의 관객들은 복장에 있어 비교적 격식을 차린 경우가 많았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이브닝드레스와 같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오늘의 발레는 차이코프스키의 <Onegin(오네긴)>으로, 로열발레단과 로열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가 객석을 감동시킬 예정이었다. 난 발레 덕후는 아닌지라 캐스트에 적힌 주연 무용수들의 이름이 대부분 낯설었지만 영국 로열발레단의 단원들이니 잘 몰라도 분명 뛰어난 기량을 지녔을 거라 믿었다. 수석 무용수에는 결코 아무나 선발되는 것이 아닐진대 게다가 명성 있는 발레단이니 말이다.
위층의 좌석을 예매한 나는 부지런히 계단을 올랐다.
로열오페라하우스의 공연장 내부는 그 역사와 의의를 나타내듯 매우 아름답고 전통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어 처음 들어서자마자 곧장 나의 감탄을 자아냈다. 영국 왕실의 후원을 받는 공연장답게 무대 중앙 상단에는 영국 왕실의 공식 문장인 Arms of Dominion이 금색으로 크게 장식되어 있었다.
로열발레단의 발레 오네긴 공연은 수준 높은 퍼포먼스와 아름다운 의상, 지나치지 않은 무대 디자인, 공연의 흐름을 해하지 않는 유려한 오케스트라 연주 등으로 정말이지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더 높은 가격의 1층 객석에서 관람했다면 훨씬 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이 정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니! 이들의 양질의 발레 공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미션 때 내 옆자리의 관객과 공연에 대한 감동을 함께 공유하였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과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을 나누고 있는 순간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아주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에 당도하여 아까 M&S에 샀던 커스터드크림 샌드 쿠키와 함께 따뜻한 차로 티타임을 가졌다. 달콤한 쿠키에 몸이 사르르 풀리고 따뜻한 차에 몸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그리고 고 오늘 보았던 발레 공연에서의 아름다운 기억과 함께, 사방이 막힌 이 실내 거실 안에도 아름다운 밤의 별빛이 우수수 쏟아져 내리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