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여행기
그동안 일하느라 몹시 지쳐버린 나 자신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귀중한 경험을 선사해 주고 싶어서 런던 여행을 결심하였다.
오랜만의 여행 기회인데 세계의 많고 많은 여행지들 중 어째서 런던으로 정했느냐 묻는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해리포터 팬이기 때문이다. 다들 알다시피 영국 런던에는 해리포터 팬들의 성지인 ‘워너브로스 스튜디오 런던’, 일명 원조 해리포터 스튜디오가 있다. 물론 영국 곳곳에 해리포터 세계관 속 배경이 되었던 장소들이 포진해 있지만 그 모든 곳을 찾아다닐 체력은 현재 과로로 시들시들 지치고 시든 내게는 없으므로 나는 그저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것에 만족하련다. 올해 스물아홉인 나는 해리포터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물론 영화 팬이기도 하지만 사실 영화보다 소설로 먼저 팬이 되었던 나는 초등학생 때 매번 신간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곧장 달려가 실물 책을 영접하고는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 못 한 채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러고는 거의 잠이고 밥이고 마다해가며 하루이틀 만에 책 한 권을 뚝딱 읽어내곤 했다.
(*참고로, 영화와 달리 소설책으로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1997년 첫 출간되었으며 내가 갓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이미 시중에 <해리포터와 불의 잔>까지 소설책으로 나와 있었다.)
다른 어떠한 이유보다도, 해리포터를 향한 나의 팬심이 여행지를 선택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토록 오랜 팬이라면서 이제야 런던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해 부끄럽기도 하고, 해리포터 세계에게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드디어 런던으로, 그들의 고장으로 간다.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올 수 있을지…!
가슴 속에 터질듯 벅차 오르는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웅크리고 앉아 소설책을 읽던 어린 날의 그때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한 채,
런던으로 향한다.
안녕, 런던.
December 2023,
Daria in London
*p.s. 1
해리포터스튜디오 런던은 전 세계 수많은 해리포터 팬들이 방문을 하기 때문에 서둘러 예매하지 않으면 입장권을 구하기 쉽지 않다. 보통 방문하기 최소 두 달 전부터 예약을 하는 것이 좋으며 혹시라도 방문 임박하여 예매를 시도하게 되었다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취소표가 자주 풀리는 편이니 시도 때도 없이 웹사이트에 들어가 새로고침을 시도해 보면 표를 구할 수 있다. 사실 나도 그렇게 해서 표를 구했다.
*p.s. 2
Sorting Hat이 테스트에 따라 정해준 내 기숙사는 사실 슬리데린이지만 난 래번클로를 가장 좋아한다.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기숙사가 슬리데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심 아쉬운 마음에 웹사이트 계정을 새로 만들어 기숙사 테스트를 다시 받아본 결과 2회차에는 래번클로로 배정을 받았다. 그래, 나 래번클로 맞다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