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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쉬운 서양 미술 800년展.

by Daria



14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미술의 800년 역사 흐름을 한 번에 훑어볼 수 있다고 하여 방문했던 서양 미술 800년展. 서양 미술의 발전과 변화의 과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국내 전시에서는 보기 드문 14세기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설렘이 가장 컸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아무래도 운반 과정에서의 훼손 우려도 있고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기 있는 장르도 아니다 보니 국내 전시장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편이나, 나는 이 시기의 종교화들을 참 좋아한다. 종교에는 전혀 뜻이 없는 무종교인이지만 이상하게도 종교미술은 참 좋아하여 불교, 기독교, 천주교 가리지 않고 종교적인 미술작품들을 즐긴다. 그러한 맥락으로 유럽의 고딕 종교 미술 역시 좋아하는데, 이 시기의 미술은 특히 현대인의 관점에서 더욱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나 나름대로 그 안에서 최상의 효과를 만들어내고자 애쓴 특징들이 묻어나는데 그러한 점들이 21세기의 내게는 힙하게 느껴진달까.


그리하여 이러한 기대를 품고 방문한 서양미술 800년展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의는 참 좋았으나 전시작 컬렉션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고, 특히 현대로 가까워질수록 작품 선정 기준이 모호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미술 사조의 흐름을 가볍게 쭉 훑어보자는 취지로는 좋았지만, 구색을 맞추기 위해 걸어둔 것처럼 보이는 작품들이 꽤 있었고, 거창하게 지은 제목처럼 800년 역사를 모두 조망하기에는 작품 컬렉션의 설득력이 조금 약해 보였다.


분명 방문해 볼 만한 전시이기는 하다. 특히 18세기~19세기 작품들은 비교적 수도 많은 편이고, 그 시대 생활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여 꽤 만족스러웠다. 이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의 작품 또한 중간중간 만나볼 수 있어서 깨알 같은 반가움과 즐거움도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전시였다. 몇 번 더현대 전시를 다녀오고 나니 더현대에서 진행하는 전시는 대개 어딘가 좀 2% 아쉬운 게 특징인가 싶기도 하다.




여의도 더현대 ALT.1에서 진행된 서양미술 800년 전시.


내 비록 종교는 없지만 종교화는 재미있다우~


기교 수준이 훌쩍 상승~!


그 시대 건축 양식이나 생활상들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


세부 묘사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넘 귀엽다…!!!!


이 전시에서 대표작으로 내세운 두 작품.


너무 구색 맞추기 용으로 걸어둔 거 아닌가 싶지만….어쨌든 드가와 피카소의 작품.


좋아하는 작가들 작품 만나서 행복했고요.



이 작품들 좋았다. 그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새삼 인류의 역사는 참 흥미롭구나.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흐르고 있는 모양새도 참 재미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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