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당해 봐

by 빌런 사냥꾼

"쿵! 쿵! 쿵!"


다크 서클이 내려온다. 잠들만하면 위에서 쿵 쿵 뛰는 소리, 의자와 무거운 가구를 끄는 소리가 들린다. 깜빡 잠들었는데 위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눈을 뜬다. 휴대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아파트 출입구 앞에 서서, 불 켜진 집을 찾는다. 어라, 불 켜진 집이 없다? 윗 집 현관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듣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윗집, 옆집, 다시 윗집, 그 옆집.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층간 소음 범인을 찾으려 했지만, 아파트는 어둡고 고요할 뿐이다.


'내가 범인을 찾는다는 걸 알고 숨어 있나 보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아이가 쉬지 않고 뛰는 소리, 부부싸움 하는 소리, 화장실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의 악쓰는 소리, 축구 보며 악쓰는 소리, 마늘 빻는 소리, 피아노 반주와 음정이 맞지 않는 노랫소리... 가 동시에 울려 퍼진다.


'이렇게 시끄러운데, 관리실에선 왜 층간소음 방송 안 하는 거야! 우리한테는 맨날 인터폰을 하면서!'

눈을 감고 마른세수를 한다. 인기척이 느껴져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린다.


"너희들 누구야?!"


여남은 명의 아이들이 침대 위아래를 오가며 뛰고 있다. 숨 막힐 듯 꺽꺽 웃으며 술래잡기를 한다. 아이들은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놀이에 심취해 있다. 안방 화장실문을 여니, 생전 처음 보는 남녀가 살벌하게 싸우고 있다. 그 옆에는 악을 쓰며 우는 아이가 있다. TV 켜지는 소리가 들려 거실로 나갔다. 축구동호회 남자들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당신들 누구!... 세요?"


나를 쓱 쳐다보더니 TV로 눈을 돌린다. 방 안에 있던 아이들이 거실에서 작은 방으로 뛰어간다. 작은 방에는 쫙 붙은 옷을 입고 에어로빅하는 엄마들이 하나, 둘, 셋 모여있다. 엄마들은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밝게 웃는다. "잘한다, 애들은 뛰어야지, 맘껏 뛰어." 손뼉 친다.


가택침입, 당신들 가만 안 둘 거야!


"야아 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내 얼굴이 위협적이었는지 아이들이 울기 시작한다. 동호회 남자들이 나를 보더니 일어선다. 방에서 나온 아줌마들이 손톱을 세우며 다가온다.


순간 꿈에서 깬다.


'뭐 이런 그지 같은 꿈이 다 있어.'


그 순간,


"쿵! 쿵! 쿵!"


다크 서클이 내려온다. 잠들만하면 위에서 쿵 쿵 뛰는 소리, 의자와 무거운 가구를 끄는 소리가 들린다. 깜빡 잠들었는데 위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눈을 떴다. 휴대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기시감이 든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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