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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경 Dec 13. 2023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칼럼 연습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language-in-the-wild/202311/why-is-going-home-so-important-to-us

 모 신문사에 칼럼 투고 제안을 했다. 답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면서 내가 쓰고 싶은 칼럼 종류들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나는 스페셜리스트 이라기 보다 제너럴리스트인 것 같다. 그래서 특정 주제에 관한 학문적인 깊이가 있는 글은 자신이 없다. 그런 글은 아마도 석사나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대상에 대한 이해를 단단하게 쌓아 왔던 이가 더 잘할 거다. 그렇다고 위트만으로 승부하기는 싫다. 매주? 어휴. 나는 왜이렇게 애매하고 평범할까.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하고 싶은데 사실 (귀엽게 표현해보자면) 너무 어리버리하다. 그래도 많은 대화에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에 관심이 있다는 건 큰 힘이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크리스마스를 사랑한다. 

 한 인터넷 신문에서 "Why is Going Home So Important to Us?" 란 글을 읽었다. 단어의 어원에서 시작하여 인류학적인 지식을 베이스로 "Home"의 의미를 되짚는 따뜻한 글이었다. 집이 단순히 공간적, 지리적, 건축물적인 의미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경험의 대상이라는 논지의 칼럼이었고. 

 크리스마스엔 역시 영화 [나홀로 집에]이다. 케빈이 혼자만의 자유를 누리며 반짝이는 크리스마스를 만끽하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그러게, 크리스마스에 왜 여행을 가는거지? 라고 의아해하다가, 나도 가족들과 이번 해 크리스마스는 예술의 전당로 외출해 송년음악회를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었다. (특별한 추억을 만드려면 약간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칼럼을 읽고,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보내는 편이 따스하고 행복할 것 같다. 

 사실 나는 집에 대한 개념이 조금 부실하다. 내 최초의 집이 있다면 그건 내가 누군가와 결혼해서 꾸린 부부의 집일 것이다. 지금은 어머니 집에 얹혀 살고 있기에 온통 엄마 취향이다. 나는 뉴코아 백화점 맨꼭대기에 있는 리빙코너에서 크리스마스 데코 소품을 사는 걸 정말 좋아했다. 루돌프 사슴의 앙증맞은 포즈를 감상할 수 있는 유리조각, 크리스마스 문양이 아름답게 그려진 테이블보와 그릇들, 보들보들한 러그와 슬리퍼, 초록과 빨강이 교차하는 체크무늬 잠옷까지. 신도시에서 자라나서 그런가 공산품들에도 꽤나 만족하는 편이다. 이마트에서 떨이 세일을 하는 초밥세트를 좋아한다. 아무튼! 내가 내 집을 갖게 된다면 정말 아늑하게 꾸리고 싶다. 

 나는 궁금하다. 진짜 집이란 어떤 모습일지. "나의 집"이란 기분과 감정이 물밀듯이 덮쳐오는 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데 나는 아직 집이 없다. 내 마음은 미래를 그리워한다. 나와 꼭 맞는 집에서 나는 행복하고 안전하다. 거기서 나는 백퍼센트 휴식할 수 있고 ...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벌어 언젠간 벽돌로 만든 주택이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 지금은 연습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연습.. 연습!  올해 크리스마스 홈파티는, 조금 다르고 싶다. 가족들과 원카드를 할까? 아니면 빙고게임? 작더라도 선물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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