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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경 Jan 03. 2024

토토에게

 나의 강아지 토토에게. 토토야, 드디어 누나가 편지를 써. 사실 예전부터 글을 쓰고는 싶었는데, 왠지 토토에 대한 글을 함부로 쓰기가 싫더라고. 그래도 혹시나 이렇게 편지를 쓰면 토토가 느낄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이 들어서 깊은 밤 노트북을 켰어. 오늘 편지는 나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 토토를 위한 편지가 되기를 바라. 순수하고 투명해서 우리 토토에게 따뜻함이 포근함이 되길 정말 바라. 

 지금 누나는 고구마를 먹고 있어. 우리 토토는 고구마에 사료를 섞어서 정말 밥을 잘 먹어서 좋았어. 넌 정말 밥 잘먹는 강아지라서 고마웠어. 황태도 잘먹고, 캔 닭고기도 잘먹고, 백숙도 잘 먹고.. 구석구석 기억해보자면 너무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많아. 토토는 물도 잘 먹었고.. 

 우리 집에 처음 네가 왔을 때 넌 온 방에 똥을 누며 신나게 영역표시를 했지. 그 신난 네가 돌이켜보면 너무 사랑스러워서 뽀뽀를 백번해주고 싶어. 토토가 내 방 침대 위에 폴짝 뛰어 오르며 같이 한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잠을 청했던 날들... 그런 귀엽고 사랑스러운 너랑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야 하는 건데.. 잠에서 깨면 너의 순한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단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착하게 생기고 착한 동물이었던 걸까. 강아지라서가 아니라 토토는 토토였기 때문에.. 

 문득 오늘 누나가 깨달은 게 있어. 그건.. 토토가 나의 첫사랑이라는 거야. 나는 어리석게 너를 잃었지만, 사랑할 만한 대상을 사랑한 건 네가 처음이란다.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강아지였어. 너는.. 착하고, 가끔 장난꾸러기이고, 나를 좋아했어.. 집에 오면 나를 반기고, 산책을 나가야 하면 나를 보채고, 내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볼때면 화장실에 들어와 나를 바라보았지. 내게 사랑을 알려준 너에게 정말 고마워. 다시 태어나도 나는 .. 토토를 만나고 싶어. 너는 어땠니 토토야. 못해준게 많아서 미안한게 많아. 

 하늘나라에서 말티즈 모모랑 잘 놀고 있어. 언제나 영원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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