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패알못에 가까울 정도로 옷입기 감각이 허술했었던 편인데요. 몇년전부터 종종 재미있는 티셔츠와 가방을 사곤 좋아하곤 해요. 저는 아비투스나 부르디외 그런 개념이나 저자 안 읽었고 제가 옷입기에 대해 대화를 해야 한다면 그런 단어들을 쓰고 싶지는 않아요. T-T 제가 예전부터 눈여겨 보던 브랜드는 HAI란 브랜드인데요,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여자답고요. 여자다움이란 무엇인가는 논쟁적인 이슈인데요, 저는 쿨걸도 좋고 걸리하고 러블리한 여성상도 좋아요. 색깔은 일상에 위트를 준다고 생각하고 ... 옷이나 물질들을 만들면서 생각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언어로 사유하는 사람들과 다른 종류의 지혜가 있을 거라고 추측해요. 십년전에 자퇴한 영화이론 대학원에서 어느 선배가 "즉물적"이란 말을 하던데 아마도 그런 종류의 지성이겠죠?
그 선배가 패션을 두고 한 말은 아니고,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라는 일본영화를 두고 한 말이었어요. 너무나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영화였고 폭력적이기도 한... 저라면 그런 에고폭발 영화는 안 만들었겠지만, 영화로 예술을 하고 세상을 바꾸려 한다면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구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책이 좋고 책에 여전히 여러가지 가능성과 힘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이나 예전이나, 책이나 텍스트는 행동파이기보다 얌전하고 사색적이고 관념적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책이 촉발이 되기도 하지 않나요..? 너무 납작한 사고의 흐름인가? 허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beyond book도 좋은데, 제가 그리는 이야기의 전달 방법은 언어이고, 언어적인 재능을 퇴화되지 않게 단련하고 훈련하는 일은 제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소설가니까요. 그래서 제가 사랑해온 것들(책과 영화)이 새로운 크러쉬(그림)에 밀리지 않게 잘 돌보고 애정을 주려고요.
저는 저의 착한 얼굴보다 개구쟁이 얼굴이 좋은데.. 좋아하는 사람(새남자친구되실 분이나 친구들, 동료들)들한테 칭찬 듣고 싶다요?
아름다운 가을의 색깔.. 좋은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사진은 서촌 두오모,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에요. 오일파스타도 너무 맛있지만 저는 토마토소스 베이스의 파스타들이 정겨워서 좋아해요.
아름다운 커피숍 mk2. 가까우면 맨날 가서 작업할텐데 콘센트가 없어요. 사진과 그림과 디자인 작품을 배열한 감각들이 좋았어요. 특히 "No"라는 그림이 강렬했어요. 세상 살면서 No라고 해야할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리버리해지는 것 같은데 저만 그런가요? 앞으로는 Yes와 No할 상황을 잘 분별하고 옳지 않은 일에는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더욱 갖고 싶어요.
디제이 하세가와 요헤이님의 김치펑크 셋리스트를 듣고 있어요. 조승우 배우님 주연의 한국영화도 떠오르고, 짜릿합니다. 70~80년대 한국사람들이 서양의 록음악을 듣고 한국인의 얼(영혼이란 말의 한국어 번역)과 목소리와 인생으로 다시 부른 싸이키델릭 록음반들 모음 같습니다. 이 시기 음악에 대해 황급히 판단한다면 조금 무속적인 데도 있는 것 같고.. 정치적인 억압 상태에서도 예술혼들이 이렇게 불타오르고 전위예술에 가까운 파격을 지향했다니 전율이 일었어요. 여자의 비명소리가 나오는 파트가 거의 죽음이에요.
요 셋리스트는 "뭐 새로운거 없나?" 하고 심심해하며 음악디깅을 하다가 찾았어요. 조금만 찾고 구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것들 (작업결과물?) 을 발견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동시대 지금 이곳(한국)의 문화나 예술에 있어서 저는 낙관적이 된 것 같아요!
저 단편소설들 열심히 작업했는데 ..
출판사에서 한달안으로 출간계약 소식 좋은 소식 주셨으면 좋겠어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