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한 권이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부제: 행복의 ㅎ을 모으는 사람)> 이다. 이 책에는 작가가 좋아하는 어떤 대상, 장면, 활동, 취미, 습관같은 목록들을 아주 정성과 마음을 다해 쓰신 책이다. 한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선명하게 기록하는게 참 좋았다. 그런 마음을 기록하는 일이, 무료한 일상에 어떤 색채나 빛깔을 드리우는 일 같았다. 이건 너무 시적인 표현인가? 좀더 객관적으로 말하면, 한 사람이 자신의 일상 나아가 인생을 훨씬 더 풍부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체득해 나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활자로 또 배웠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에서 부족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고, 그 힘은 어떤 시점에 내게 뭔가 판단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가치관(혹은 지표)으로 작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 먹는 거. 커피마시면서 수다떨기. 산책하고 걸으면서 친구랑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기. 계절마다 꽃피는 꽃나무 밑에서 (소위) 인생샷 찍기. 예쁜 물건 사서 포장해서 선물하기. 나한테 찰떡인 책 발견해서 즐겁게 읽는 것. 반짝거리는 어휘력을 가진 사람들의 팟캐스트를 듣거나 트위터 구독하기. 자신만의 느낌이 있는 유튜브 영상 보기. 김밥 말기. 음악들으면서 설거지 하기. 호호초밥. 자지러지며 웃기. 품이 넉넉하고 색깔이 선명한 원피스 입기. 다이어리에 일정 쓰고 정리하기. 좋아하는 샴푸와 바디샴푸로 샤워하기. 출퇴근 길에 어울리는 음악 듣기. 꿀같이 단 잠 자기. 폭신한 침구류. 휴일. 친구들이랑 여행가자고 떠들썩하기. 뭉게구름. 노을. 오월 장미. 라넨큘러스. 작약. 데이지. 실거베라(요건 새로 알게 된 꽃). 강아지. 아이스얼그레이티. 다정한 편지쓰기. 도브 비누. 컵(유리잔과 머그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