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 읽히기 힘든 8살 초딩

게임으로 승부했다

by YJ Anne

아이들에게 뭔가를 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어른에게 하는 것보다 몇십 배는 더 힘든 것 같다. 특히나 책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란, 차라리 그냥 별을 따는 게 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2학년 때는 문제집을 다 풀면 게임을 사줄게 했었다. 그것은 딱 한 권까지만 통하는 마법이었다. 이번 방학 때는 뭘 하지? 고민을 했는데 내가 했던 고민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이사를 했고, 남편은 사무실을 재정비하느라, 나는 짐을 정리하느라 제정신을 놓아버렸다. 몸은 무리를 해서 아프기 시작했고 방학인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그저 간신히 생명줄만 잡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부터 살아야 했으니까.


일하는 엄마는 업무 복귀는 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방학이었다.

아이들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온종일 붙어 있고 싶지만 반면 '방학'이란 존재는 부모들에게 때로 넘기 힘든 난관이 되고야 만다.


나는 내가 살고자, 나의 멘탈을 살려놓고자 공부시키기는 포기했다. 아이를 살살 구슬려서 가끔 문제집 정도를 푸는 정도로 끝~! 그렇게 나를 살렸다. 반면 내가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한 가지가 있었다. 그건 바로 책. 맨날 도그맨 만화책만 보는 아이에게 글밥 있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이론적으로 설득하는 것은 포기했다.


그렇다면 뭘, 건드려야 살살 구슬릴 수 있을까.

나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껴안고 살고 싶어 하는 게임을 내걸었다.

로알드 달의 찰리 초콜릿 공장 1권 다 읽으면 네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나 사주마 했다.

총 30 챕터니까 하루에 한 챕터만 읽어도 한 달이면 읽을 것에도 나는 게임을 걸어야 했다.


아이는 당연히 미끼를 물었지만 정말 하루에 한 챕터만 읽는 게 아닌가. 어느 날은 재밌어서 두 챕터 읽었으니 내일은 읽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뽐새를 보자니 이거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이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게 아니고 게임을 사기 위해 돈을 버는 행위를 가르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방법을 살짝 바꿨다. 조삼모사처럼.


주중엔 1 챕터 이상, 주말에는 2 챕터 이상 읽기.

단, 빨리 완독 하면 그만큼 게임을 빨리 살 수 있게 된다고 설레발을 쳤다.


드디어 다음 주면 학교에 가는 8세 초딩은 오늘 아침 새로운 책을 시작하며 자기가 원하는 게임을 얻었다.

이번에는 로알드 달 세트를 걸었다. 두꺼운 책은 3권, 얇은 책은 5권 완독시 게임 1개.

8세 초딩은 슬슬 엄마의 유혹에 넘어오고 있었다.


새 게임을 얻고 싶으면 책을 읽어야 하는 우리 집. 뭐, 공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우리 독서는 조금씩이라도 삶에 스며들도록 하며 살아보자고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29.01.2026 Thur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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