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신세 지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일이다. 사는 내내 그랬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힘들어하거나 누가 나를 위해 뭔가를 희생했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그것을 꼭 빚처럼 마음에 끌어안고 힘들어했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것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을 늘 피하며 살았다.
친구가 내게 해주겠다고 손을 내밀어도 기필코 거절하고 도망 다녔다.
또 반면에 내가 뭘 해주는 건 좋아해서 빵을 만들어도 나눠먹고 싶고, 솜씨 없는 재봉질로 뭔가를 만들어도 꼭 주고 싶었다.
그러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했다. 신세 지는 걸 이렇게 싫어하면서 어떻게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나를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는 거지? 이건 모순이잖아. 나부터가 편하지 않으면서....
이 생각은 내 마음을 바꾸고 나를 조금 변화시켰다.
내가 아껴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가 갚을 수 있는 만큼은 신세를 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이런 것에도 내게는 조건이 붙는다. 갚을 수 있는 만큼이라는 조건. 이런 계산적인 사람 같으니라고. 하지만..... 이렇게 정 떨어지는 계산적인 사람이 나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 내가 감당해야 하는 내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내가 최근에 친구에게 아주 어려운 부탁을 했다.
그리고 오늘 그 친구의 마음이 아침에 도착했다.
박스에 들어있는 소중한 마음을 받아 들고..... 목이 메었다.
내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고, 나는 이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며 갚아야지 하는 마음에 목이 메었다.
잊지 말아야지. 이 고마운 마음을.....
이제는 나도 조금씩은 마음을 내어 놓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날이다.
13.02.2026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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