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너구리(라면)는 다시마를 품고 있지 않아요.

너구리에 다시마는 생명 아냐?

by YJ Anne

남편은 내가 십 년이 넘도록 똑같은 상황에서 투덜댄다고 신기해한다. 어쩜 그렇게 한결같이 잊어버리기도 잘하는지.

그건 바로 [너구리]라면 봉지를 뜯을 때마다 나타난다.

"오잉? 왜 다시마가 안 들어 있지? 너구리는 다시마가 생명인데? 오빠~ 여기 너구리 봉다리에 다시마가 없어요. 직원들이 빼먹었나 봐요."

남편 말에 따르면 토씨하나 안 틀리고 이야기한단다. 근데 그게 더 힘들지 않나?

그러면 남편이 설명해 준다. 건더기 스프 안에 작게 잘라서 들어가 있다고.

뭐, 이리 먹으나 저리 먹으나 뱃속에 들어가면 매 한 가지라지만 내게 큼지막한 다시마가 없는 너구리는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나 할까?

특히 너구리 라면 국물에 누글누글해진 다시마는 정말 맛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는 다시마 때문에 너구리를 먹은 적도 많다. 아무리 맛은 똑같다지만 크고 네모난 다시마가 떡하니 들어가 있어야 개운하고 깊은 맛이 난다.

이럴 때 나는 마치 맺힌 한을 풀듯이 다시마 조각을 뭉텡이로 넣어 버리고 만다.

그렇게 담뿍 넣고 라면 면발을 호로록 먹을 때 하나씩 집어 먹으면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모른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호주로 놀러 온 너구리 녀석이 다시마를 품고 있지 않으면 옛다~ 하고 냅다 안겨주만 그만이다.

14.02.2026 Satu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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