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수박(Yellow watermelon)
진짜 처음 보았다. 노란 수박을.
매주 주말마다 놀러 다니던 우리 가족은 요즘 집콕 모드다.
이유는 내 몸에 난 두드러기 때문이다. 철저히 햇빛을 차단해야 그나마 퍼지는 두드러기를 막을 수 있어서 나는 당분간 드라큘라처럼 햇빛을 피해 다녀야 한다.
그래서 본이 아니게 한글학교 빼고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좀 답답해 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이런 저런 핑계를 삼아 장을 보러 나간다.
오늘은 버닝스라는 호주 대표 철물점이라 쓰고 만물상이라고 적는 곳에 갔다왔다.
여기에는 정말 없는 게 없다. 아마 버닝스에서만 사서 집을 지으라고 해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어지간한 부품과 재료들은 이곳에 다 있다.
내가 문구점을 좋아하듯이 남편과 아이들은 버닝스를 정말 좋아한다. 여기만 들어가면 신이나서 눈이 반짝반짝 해지고 콧구멍을 벌렁거린다.
핑계겸 나온 쇼핑에서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호기심을 좀 해결하고 우리는 1호가 먹고 싶다던 감자칩을 사러 콜스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장을 보러 들어가서 바나나를 사려고 과일 코너를 돌다가 이상한 수박을 발견했다.
분명히 내가 평생 알아왔던 수박은 빨간 색이었는데 이 수박은 정말 샛노란색이 아닌가?
내가 잘 못 봤나? 하고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다시보아도 마치 레몬이나 파인애플처럼 노란 색이었다. 이런 신기한지고.
남편과 나는 또 이런것들이 궁금해지면 참지 못한다. 반드시 해결을 해 보고야 마는 우리의 성미가 폭발했다.
"사자. 당장 사자. 이런 건 먹어봐야지. 무슨 맛인지 눈으로만 보고 어떻게 알아? 오늘 안사면 두고두고 궁금해져서 잠도 안올껄?"
우리 둘다 격하게 동의하며 수박을 집어 들었다. 다행히 1/4로 잘라서 포장된 녀석이라 크기도 부담되지 않아서 좋았다.
맛은 어땠냐고?
신기하게도 빨간 수박이랑 맛이 똑같았다. 단지 기분 탓일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산미가 느껴져서 내 입맛에는 더 산뜻하고 좋았다.
요즘 여러 음식에 도전하기를 머슴치 않는 1호는 선뜻 먹어보더니 엄지척을 내밀었다.
여전히 새로운 음식에 잘 도전하지 않는 2호는 역시나 시도해보길 거부했다.
녀석, 너도 언젠간 마음껏 시도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생각보다 똑같은 맛과, 예상에서 벗어난 상큼한 산미 덕분에 우리의 일요일 오후는 산뜻해졌다.
역시 궁금하면 도전해봐야 후회가 없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은 꼭 하면서 살자.
01.03.2026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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