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하는 아이 입맛 꼬시기 대작전

엄마의 꼼수

by YJ Anne

우리 집 8살 초딩은 입맛이 단호하다. 물론 이분의 동생도 단호박 입맛이다. 저녁 메뉴도, 도시락 메뉴도 모두 자기가 결정해야만 하는 단호박들이다. 그나마 3학년이 된 1호는 2학년 때부터 알아차렸다. 도시락 메뉴는 별거 없다. 그냥 싸주는 대로 먹자. 하지만 그 사실을 알리 없는 킨디 2호는 여전히 한결같은 메뉴 선택을 고집한다.


요즘 8살 1호가 요 근래 저녁 메뉴로 진라면을 자주 찾았다. 계속 라면만 먹일 수는 없는 노릇. 나는 머리를 써야만 했다. 면을 좋아하는 녀석에게 파스타를 먹이고 싶은데..... 계속 꼬셔봐도 여간해서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면을 바꿔봐야겠는데 고민하며 장을 보던 중 재미있는 면을 발견했다. 뭔가 아이가 좋아했던 스파이럴과 닮았는데 그것도 빅! 이란다. 왠지 엄청 큰 애벌레처럼 생긴 것이 삶아 놓으면 식감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 너로 결정!!!!

나는 1호에게 저녁 메뉴를 물어보면서 슬쩍 내가 장을 보며 발견한 파스타 면을 이야기했다.

"엄마가 장을 보고 있는데 글쎄 엄청 웃기게 생긴 파스타 면을 발견한 거야."

"뭔데?" 앗싸 성공! 우선 관심은 끌었다.

"그게 엄청 큰 애벌레처럼 생겼더라고. 너네 미니달팽이 파스타면 좋아하잖아~ 그 옆에 있었는데 덩어리 하나가 진짜 너 엄지 손가락보다 커!"

"진짜? 봐봐~ 어디 어디?" 오케이!!!!!! 미끼를 물 것 같다.

"어디 있더라~ 여기다 넣어 놨는데. 여깄다!!!!!"

아이는 내가 꺼내든 파스타 면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우와~ 엄마 말대로 진짜 큰 애벌레네?" 하고는 이내 관심이 좀 식으려고 했다.

"너 엄마 파스타 잘하는 거 알지? 오늘 저녁 파스타 먹을래? 이걸로~"

"응. 근데 그 면 말고 작은 달팽이로 줘." 뚜쉬. 여기서 포기하면 안돼!


하지만 내가 썰을 푼 미끼를 물긴 물었다. 오늘은 진라면이 아닌 것만으로 한 건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순 없다.

"그럼~ 엄마가 작은 달팽이 삶을 때 두 개만 넣어서 삶아볼게. 한 번 시도해 볼래?"

옛다 어떠냐~ 이 미끼를 물테냐?????

"좋아! 넣어줘." 얏호~~~~~~~ 성공!!!!

나는 혹시 모르니 4개를 넣었다. 2개는 1호, 나머지 하나씩은 남편과 내가 맛볼 작정.


식감은 내가 예상한 대로 진짜 매력적이었다. 어디든 넣어 먹고 싶을 정도로.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꼬물꼬물 춤을 추는 파스타라니.

아이는 두 개를 먹어보더니 눈이 왕방울만 해졌다.


"나 다음부터 이 면으로 해줘. 진~~~~~짜 재밌게 맛있다."


아~ 간만에 진짜 대성공했다. 아주 오랜만에 육아는 이런 맛이 있었지~ 하며 쾌재를 부른 날이었다.

07.03.2026 Satu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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