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감기+중이염 인 줄만 알았다
4.75kg의 1호를 낳아 크게 아픈 곳 없이 3년을 키우고 3.73kg의 둘째가 정확히 예정일에 태어났다.
형보다 1kg나 적었지만 태어난 지 6주 만에 형아의 6주 무게를 똑같이 따라잡은 튼튼한 2호였다.
2호가 태어나 3살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6년의 육아 기간 동안 감사하게도 우리 집 아이들은 병원 응급실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이 사실이 얼마나 하늘에 감사해야 하는 일이었는지를 나는 2023년 7월 31일에 알게 됐다.
2023년 7월 초 어느 날, 1호의 생일을 맞이하여 큰 맘을 먹고 처음으로 캔버라 여행을 계획했다. 아이들과 함께라는 핑계로 캔버라에서 제일 좋은 하얏트 호텔도 예약하고, 가고 싶은 박물관도 줄지어 예약을 끝냈다.
3살이 안된 2호는 아직 어리지만 6살이 된 1호에게는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과학 박물관도 가보고, 엄마 아빠도 함께 좋아하는 공룡 박물관에도 가서 우리 네 식구가 재미있고 신나게 놀았다.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을 시작할 무렵 2호에게 감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을 좋아하여 잘 따라온다는 바로 그 감기. 열은 37.5도 정도를 왔다 갔다 하며 콧물이 나오고 약간의 기침도 있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이 감기 친구는 1호에게도 들러붙었다.
2호는 여행을 다녀온 다음날인 월요일부터 감기 증세가 있었고 금요일 즈음에는 거의 다 나았다 싶을 정도로 호전되었다. 1호는 2호의 뒤를 이어 코찔찔이 형이 되어 버렸지만 열도 거의 없었기에 그저 지나가는 감기려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까지 멀쩡하던 아이가 토요일 늦은 오후에 갑자기 열이 39도로 올라갔다. 마치 무슨 돌림 노래처럼 우리 집에도 감기 바이러스가 돌고 도는구나 생각하며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밤새 지켜보며 주말을 보냈다. 그리고 주말 동안 다행히 열은 잡히고 콧물과 기침증세는 여전히 떠나지 않고 남아있었다.
이대로는 어린이집을 보낼 수가 없어서 월요일에 2호를 집에 데리고 있기로 했는데 1호도 감기 진행 중이라 같이 집에서 쉬기로 했다. 감기는 잘 쉬어야 나으니까…
평상시 집에서는 낮잠을 자지 않는 아이들인데 이놈의 감기 때문인지 2호가 낮에 피곤한 기색을 보여서 낮잠을 재웠다. 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다시 형아랑 같이 놀고 밥도 잘 먹어서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여느 때처럼 낫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다음날 화요일부터는 열이 없어서 평상시와 똑같이 2호는 어린이집으로 1호는 학교로 보냈다. 화요일, 수요일은 무난하게 잘 보내는 듯싶었는데 목요일부터 2호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린이집에서도 잘 놀고 나서 자꾸 쉬고 싶어 한다기에 체력이 많이 떨어졌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이 무지한 부모는 기력이 쌩쌩했던 아이가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것을 그저 길어진 감기로 인한 체력 저하라고만 생각했다. 아이는 목요일 저녁부터 밥도 잘 먹지 않으려 했다. 평상시에도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이 아니면 입도 대지 않는 1호와 2호이기에 딸기우유만 찾는 2호를 보며 걱정과 불안이 눈앞을 가리기 시작했다. 매일 이 정도까지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밥을 맛있게 먹고 오는 2호였는데 다행히도 친구들만큼의 식사라도 한다기에 그나마 불안한 마음을 잠시 다독일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온 가족이 함께 감기라는 늪에 빠져 주말을 맞이했다. 남편과 나도 각종 감기증상을 세트로 달고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었기에 아이들을 돌보는 데도 점점 힘이 부치고 있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2호의 오른쪽 귀에서 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 중이염.
바로 병원을 알아보는데 주치의 선생님은 근무하지 않는 날이기에 동네 병원을 모두 전화해서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시대 이후로 많은 클리닉에서 감기 환자는 내원을 금지했다. 심지어는 전화 진료를 보고 싶어도 신규 환자는 안된다는 차가운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내 마음은 타들어갔고, 어떻게든 병원 의사와 통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니던 클리닉에 아무 의사도 좋으니 전화 상담이 가능한 의사 한 명만 연결해 달라고 전화를 했다.
다행히도 리셉션 직원이 내 이야기를 듣더니 전화 진료는 1시간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예약을 해주었다. 기다리는 한 시간이 하루처럼 느껴졌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 전화가 올지 모르니 눈에 보이는 곳에 올려놓고 나는 오매불망 전화기만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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