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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Anne Dec 30. 2023

자유 부인의 대가

자유를 향한 묘 형제의 갈망

우리 집 묘 형제의 엄마는 자유 부인이었다. 디섹스를 하지 않는 진정한 자유 부인.


어느 날 그녀는 늘 그랬듯이 여유롭게 밖을 나다니다가 운명의 그를 만났을 것이다. 운명의 그와  자유로운 연애를 하고 또 자유로운 듯한 인생을 꿈꾸다 다시 집사를 찾아와 자신도 모르게 불러와 출렁이는 배를 느끼고 또 다른 어느 날 다섯 마리의 귀여운 꼬물이들을 낳았을 것이다.


남편과 내가 묘 형제를 만났을 때는 다섯 마리 중 이미 세 마리가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고 두 녀석만 남아있었다. 하필이면 그날 비가 내렸고, 자유 부인의 집사는 마치 우리에게 부탁하듯이 한 마리씩 품에 안겨주며 어떤 아이를 식구로 맞이할지 물었다. 남편과 나의 품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던 작고 연약해 보이던 묘 형제.


남편은 이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뜨고 내게 말했다. 누굴 데려갈까요? 가 아닌 어떻게 한 마리를 놓고 가지요?라고. 내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촉촉한 눈으로 묻는 그에게 차마 한 마리를 내려놓고 가자고 할 수가 없었다.

그날부터 묘 형제는 우리의 식구가 되었다.


묘 형제의 엄마가 자유 부인이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우리는 매일 이 녀석들의 골골송을 몸으로 느끼며 체감한다. 얼마나 듣기 좋고, 들으면 행복해지는지 기분이 마구 살랑거린다.

반면에 자유 부인에게는 혹독한 대가도 있었다.


묘 형제를 데려온 후 6~8주에 맞추는 첫 예방 접종을 맞히러 갔을 때 아이들의 몸에 벼룩이 살고 있어 약을 발라 주어야 했고, 며칠 전에는 아이들의 게워놓은 토사물 속에서 기생충을 발견해서 기겁하고 동물 병원으로 쫓아가 구충제를 처방받아 먹이기도 했으니까.


이러한 이유로 묘 형제에게 미안하지만 남편과 나는 아이들을 집 안에서 키우기로 결정했다. 동물의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호주인만큼 고양이를 키우는 많은 집사들이 외출 냥이로 키운다. 불행히도 우리는 혹시 모를 사고와 위험 요소들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강인한 심장을 갖고 있는 집사가 아니다.


다행히 우리는 하우스에 살고 있고, 집은 묘 형제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을 정도가 된다. 틈만 나면 현관문 앞에서 호시탐탐 자유의 기회를 노리는 묘 형제에게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에도 모든 것을 다 누리며 살 수는 없는데 하물며 묘생이라고 그러할까? 그저 이 적당히 소중한 공간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다 보면 아이들의 자유를 향한 갈망이 조금은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전히 자유를 만끽하는 엄마와는 분명 다르겠지만 우리 묘 형제들도 조금 더 안정적인 공간에서 우리 가족들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며 매일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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