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남용 지민파파 Feb 12. 2019

발리에서 생긴 일

짐바란 비치에서 커플을 만났다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여행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소중한 선물 중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낯선 인연과 첫인사를 건네는 어색한 순간부터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이 채워지는 시간까지 그 설렘은 언제난 잔잔한 여운을 동반하죠.


아무래도 <발리에서 생긴 일>이라는 드라마의 영향 때문인 것 같지만, 발리에 가면 꼭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기대...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겠죠?  




발리 짐바란 비치에서 씨푸드와 함께 즐기는 근사한 저녁식사도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시선을 사로잡은 건 타오를 것처럼 강렬하게 변해 버린 하늘이었습니다. 바다 너머로 몸을 숨기는 태양이 발산하는 오렌지색 석양은 마치 자연이 만들어내는 황홀함을 전하기라도 하려는 듯 어둠이 내릴수록 더욱 짙게 물들고 있었거든요.




태양이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순간, 하늘은 붉은 에너지를 마지막으로 발산했고 짐바란 비치에도 이내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낭만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었던 달달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떠나려는 순간, 바다를 바라보는 한 외국인 커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실루엣마저 사랑스러워 보이는 커플의 뒷모습을 본의 아니게 파파라치가 되어서 몇 컷 담았습니다. 그런데 발걸음을 쉽게 옮기지 못하겠더군라고요. 뭔가 아쉬웠거든요.




"저... 두 사람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아~ 그럼요! 안 그래도 카메라를 호텔에 두고 나오는 바람에 무척 아쉬워하고 있었는데요, 놀라운 건 지금 당신이 나타났다는 거에요." 


"정말요? (웃음) 두 사람이 바다를 배경으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을 담고 싶어요. 손을 잡고 있어도 좋을 것 같고 다른 포즈를 취해도 멋진 모습이 나올 것 같아요."




뷰파인더를 통해 서로의 손을 잡고 눈빛을 교환하는 그들의 모습은 절로 미소 짓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이 순간 그들은 얼음이라도 된 걸까요, 몇 컷을 담은 후 다른 포즈를 기다렸지만 손을 맞잡은 그들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서양인들은 애정표현에 적극적이며 자유로울 것이라는 저의 편견에 피식~ 혼자 웃음을 짓고는 다른 포즈를 부탁(?)했습니다. 아마도 우리식 표현으로는 이렇게 되겠네요.


"키스해! 키스해! 키스해!"





갑자스러운  저의 외침에 수줍게 미소 짓던 그들의 표정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출신인 그들은 국경을 넘어 예쁜 사랑을 하고  있더군요. 한국으로 돌아와 그들이 건네준 이메일로 사진(해가 사라진 해변은 너무 어두었기에 밝게 보정을 많이 해야만 했습니다)을 보냈고 답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발리를 찾게 된다면, 그땐 어떤 일이 생길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Hello! Of course we remember you!
Thanks a lot for the wonderful pictures! :)
Greetings from us.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