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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김세미 Nov 23. 2023

또 다시 시작

종강. 아쉬움과 성취감사이


한학기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의 인사로 가을학기 수업이 끝났다. 오늘은 종강일이다. 8주 수업으로 예정된 강좌의 마지막날이다. 매주 수요일 마다 설레임을 선물했는데 아쉬웠다.


 퇴근 후 도서관에 가려면 두 번의 환승이 필요하다. 버스 세 대를 타야 하는 여정이다. 배차시간이 불규칙한 탓에 늦지 않으려고 마음 졸인 날이 잦다. 수업을 듣고 집에 가면 녹초가 되었다.  다음날까지 피로가 누적되었다.  참석하기 바빠 끼니를 거른 탓인가.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간단한 간식을 챙겼다. 잘 챙겨 먹으니 그나마 버틸만 했다. 식욕이 좋아졌다. 천고마비의 가을이라 위로했다.


힘들지만 여덟 번의 수업을 성실히 참석한  건 열정적인 교수님 덕분이다.  교직에 계시던 분이지만 정년퇴임 후 후학양성을 목표하신단다.  강좌명이 작가양성 독서회다. 강좌명에 입각하여 작가 배출을 목표로 한다는 강의 목표가 담긴 계획안이 인상적이었다. 출사표를 던지고 수업을 받는 느낌이다. 작가로 등단하신 분도 있으니 자극이 되었다.


지난 봄부터 참여하게 된 백일백장을 통해 글쓰기가 좋아졌다. 백일 동안  어떻게 매일 글을 쓰나 싶었는데 쓰다보니  사물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지속적인 쓰기를 위해  다양한 경험도 해보고 싶었. 지인의 권유로  좋은 수업을 알게됐다. 모집인원은 끝났지만 부탁을 하여 겨우 막차를 탔다.


쓰기에 관한 이론수업과 글에 관한 합평으로 진행되었다. 자신의 글을 낭독하는 방식이다. 글을 프린트해서 읽어보면 화면으로 볼 때 와는 다른 부분이 발견된다. 오타도 보이고 문장의 호응도 엉망이다. 단락나누기도 들여쓰기도 안된 글을 제출하고 부끄러웠다.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배우는 바가 컸다.  정성껏 만든 음식에 가족들의 무덤덤한 평가를 표현했던 글. 가족들과의 여행에서 즐거워했던 일상이 그려진 글. 트랙킹 길에서 본 아기자기함을 표현했던 글 등. 일상에서 끄집어낸  글감으로  그려낸  글을 접하고 만나면 그 사람의 비밀 하나를 알게 된 듯 했다.


글쓰기 수업이 어떤 기술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강의를 들으며 글쓰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글은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거란 걸. 내가 경험한 것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솔직한 행위라는 걸 배우게 됐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감동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성실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우게 됐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글쓰기에 왕도가 없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매일 잘 쓸 수는 없으니. 무조건 써보자. 매일 써보자는 목표를 세우게 된다.


교수님도 매일 쓰다 보면 고여있던 생각들을 다 꺼낼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수업이 끝나 아쉬웠지만  나만의 글쓰기도 충실하자 생각해 본다.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시간을 마련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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