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백은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주마등처럼 일련의 사건들이 스쳐가는 거야. 박사가 얘기한 그 열가지 내용에 전부 해당되더라,
내가 그래서 그랬던 거였어. 연애할 때도 신랑이 제일 많이 했던 얘기가 뭔지 알아?
’뒤를 봐‘였어, 항상 뭔가를 흘리고 다니니까,,, 앞만 보니까
이따금, 뭔가를 잃어버려 한참을 찾다 집안을 정리하게 되고 정리가 끝나면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웃으며 얘기했던 그녀,.그럴때마다 '건망증이 심하구나 다음엔 챙겨줘야지' 했습니다.
오늘은 뜻밖의 얘기를 툭 꺼내네요. TV를 보다 본인의 행동이 성인 ADHD의 전형적 증상임을 알았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주의 집중이 짧고, 순간 집중이 높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성인이 되서는 돈 관리가 어렵고, 휴대폰이나 차 키를 몇 번씩 잃어버리는 부분을 그러려니 했다고.
'뭐든 잘 놓치게되니까 아이 관련된 것들을 잊어버려 잃게될까봐 항상 긴장을 했지. 그러고 보니 모성애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훈련했던 거 같아.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던 걸까?
그녀의 한도 초과 모성애. 그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날들이 스칩니다.
아침부터 아팠음에도 아이들 픽업하느라 본인의 몸 상태는 뒷전. 늦은 밤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서 일주일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매번 앞만 보고 갑니다. (미련스러운 모성애.)
코로나 초기에 확진이 됐던 때. 생활원에 입소해야하는데. 일주일 생이별했던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와 함께 동거 감행. 원룸 공간에서 마스크를 두개 겹쳐쓰고 아이를 챙기며 식사는 화장실에서 환풍기를 켜고 할 정도 . 놀이까지 해주며 아파도 쉬지 못하는 육아에 진심이었던 엄마. 그 덕에 아이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었지요. (억척스러운 모성애)
육아로 인해 ADHD를 극복했다고, 그런 불리함 속에서도 꿋꿋하게 잘 키워낸 자신이 대단하지 않냐고. 남 얘기하듯 무심히 얘기합니다.
그녀는 내가 흠모하는 여인입니다.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고. 뭐든 간단 명료하게 해결하는 귀재지요 충분히 버거운 듯한 일도. 힘들면 힘든 데로 '어쩔 수 있겠어 해보고 안되면 말지. 일단 GO!'.
어떤 이야기든 털어내고 나면 후련해지는 마력도 있습니다. 흥분하며 소리 높여 잘못을 따지고. 자신의 일처럼 격분하기도 합니다.
함께 공감해 주고 아이 같은 미소로 화답해주는 그녀를 어찌 사랑하지 않겠어요. 모처럼 자기감정에 호소하는데 무거운 마음에 적절한 말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랬구나 그동안 힘들었겠다. 애썼네.. ”
그녀는 본인이 ADHD였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그에 따른 치료를 적절히 했더라면 조금 더 많은 것들을 놓치지 않았을 거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모성애가 본인을 단련시켰다고 아이들 덕임을 강조했지요.
뒤를 돌아 보지 않는 것이 ADHD의 특징이라지만 그녀의 장점중 하나는 후회하지 않는 다는 거예요. 지나간 시간에 얽매여 현재라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습니다.
현재에 오롯이 집중하기에. 항상 지금을 사는 그녀.
NO보다 ON이 켜져 있는 활기찬 그녀.
꿋꿋해보였지만. 이따금 외로웠겠구나 (쓰담쓰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