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온기가 있네. 얼마 안됐나봐
기절한건 아닌지 지켜보자고, 지난주도 한마리 부딪혔던데 또 같은 자리야
다급한 전화 한통. " 빨리 와보세요, 조그만 새가 바닥에 떨어져있어요" 초등학생의 앳된 목소리. 외곽 반장님이 연락이 안되서 일단 그녀가 뛰어갑니다. 가끔 이럴때가 있지요.
작은 새 한 마리가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사체라고 하기엔 주위가 깨끗했고. 혐오를 부를만한 핏자국 따위는 없는 현장.
기절한 듯 누워있는 새를 지켜보는 아이들을 일단 진정시킵니다.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야 할거같아 신고한 남매의 동호수도 파악해 놓구요 . 때마침 지나가는 외곽반장님이 보입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요.
축 늘어져 있던 아기새
어딘가에 부딪혀 기절한 것은 아닌지 한참을 살펴보시던 반장님은 이미 생을 달리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솜털처럼 보드라운 털 사이로 느껴지는 따스함. 그 온기는 눈으로 보지 못한 많은 것을 말해주었어요. 손바닥 안에 꼭 품을 수 있는 작은 아이. 유선형의 굴곡이 조금전까지 파닥거렸던 실체를 느끼게 해주었죠
엄마랑 통화하던 아이는 장례식을 치뤄주고 싶다고 얘기하네요. 잠시 기다려줘야 하는 타이밍입니다. 좀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사무실로 향합니다.
생을 달리한 아기새
미숙한 날개짓이 부른 참사앞에 숙연해지는 마음. 어쩌면 오늘이 첫 비행이었을까? 마음이 쓰입니다. 발견된 장소에서 위쪽으로 시선을 고정시켜 창공을 향합니다. 초보비행사가 되어 그 날개짓을 가만히 떠올려 볼 셈입니다.
부지런히 지푸라기와 나뭇가지를 모아 둥지를 만듭니다. 태어날 아기새를 위한 보금자리죠. 품은 알이 부화되기 까지 애타게 기다리고 인고의 시간을 품고 또 품습니다.
새 생명의 탄생에 기뻐하고 눈도 못뜨고 입을 벌리는 아기새에게 먹이를 먹여주는 마음.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행복한 그 순간을 경험한 어미새는 흐믓합니다.
고운 깃털을 가진 아기새로 성장하기까지 조마 조마한 시간을 보내고 다른 새들의 침입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한 어미새.
어린새의 죽음을 알까요?
<아기새를 기다릴 어미새가 생각나는 그녀 >
둥지로 귀가하지 않는 어린새를 기다릴 어미새가 생각납니다. 기별을 해주고 싶지만 어쩌면 잘 지낼거라는 희망을 꺾는게 옳은건지 복잡한 마음입니다. 푸른창공을 훨훨 날아다닐거라 믿게해주는게 어쩌면 나을지도 모르죠.
서투른 날개짓 때문이었을까? 다른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졌을지 궁금해서 cctv를 돌려보았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어린새가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바랄수 밖에요. 새를 묻어줬다는 꽃밭에 가서 애도해주렵니다
오늘이 첫비행의 날이 아니길 바라지만 엄마 아빠의 격려를 받으며 처음으로 날개를 퍼뜩이던 그 느낌. 그 설렘과 긴장의 시간이 낙하시점의 불안감으로 뒤덮이지 않았기를 바래봅니다.
초보 비행사의 처음 날개짓을 기억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