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심어서 7번 수확
백제의 미륵정토와 신도(神都) 익산
백제 무왕은 익산에 미륵사를 창건했다. 미륵은 석가가 입멸한 후 56억 7천만년 뒤에 중생을 제도하는 미래의 부처님이다. 미륵사의 가장 큰 특징은 3개의 탑이다. 3개의 탑은 미륵이 하생하여 3번의 설법을 통해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미륵신앙을 표방하는 수많은 절들이 세워졌지만 3개의 탑을 지은 건 미륵사가 처음이다. 그만큼 백제인들의 미륵에 대한 희구가 간절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륵사에서 1천 3백여 개나 발견된 7엽의 녹유연목와도 미륵정토와 관련이 깊다. 백성들이 생각하는 정토는 무엇보다 배불리 먹는 것이다. 미륵의 세상은 한번 씨를 뿌리면 7번 거둬들이니[일종칠확, 一種七穫] 먹을 것이 풍부한 지상정토인 셈이다. 서까래 끝에 수없이 달린 1천 3백여개의 녹유연목와가 빛을 받으면 마치 벼 들판처럼 반짝반짝 빛을 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