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H. 레이놀즈 , 문학동네, 2003, The dot
전 세계의 아이들이 자신만의 점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림책 <점>은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베티 이야기다. '어릴 적 나' 같은 아이. 늘 그림 그리는 시간이되면 위축되는 어릴 적 나.
하얀 도화지를 앞에두고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를 주인공 베티는 연필을 내리 꽂는다. 점을 찍으면서 ㅡ림을 시작한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두려워 할 때마다 내 마음은 잘못했을 때의 나를 그려내며 시작하기를 주저했다. 공부도 운동도 하다못해 취미생활도. 잘 못할까봐 잘 못해낼까봐 두려웠다. 조바심을 내고 나면 내 옆의 아이도 어릴적 나처럼 불안이란 그림자를 물려받은것 같아서 마음이 쓰인다.
내적 사회화를 겪은 나는 이제 사람에서 다시 내 안의 나를 돌보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상실을 겪고 문학을 만나는 40대로 진입해 오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더이상 내 안의 관심으로 두지 않게 되었다. 타인보다는 오롯이 나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20대의 나의 선택에 충실하기 위해 치열했고, 30대 아이와 가정을 지키고 싶어서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40대 그 모든것들이 한낱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아가며 이제껏 누군가를 위해 날개짓을 꺽었던 움츠린 나를 돌아보았다.
<점>은 그런면에서 내게 아직도 영향을 끼치는 작품이고, 그림을 떠나 취미생으로서의 예술 음악을 끝까지 사랑하는 신기만 마음도 갖게 되었다. 직업인으로서의 예술이 아닌 내 삶과 동행하는 예술.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이 아닌 음악을 사랑하고 듣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알아가는 것.
이 작품은 나를 알아가는 '점'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작품을 읽고난다면 무엇이든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 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점 하나를 찍든, 신발끈을 제대로 고쳐매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