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의 전설(1998)

엔리오 모리코네

by 포레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The Legend of 1900) 은 1998년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만든 이탈리아 영화로, 바다에서 태어나 평생을 배 안에서만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의 삶을 그린 감성적인 드라마입니다.


1900년, 대서양을 오가는 여객선 버진안호의 1등석 피아노 위에서 한 고아 아이가 발견됩니다. 그를 발견한 선원 대니 부드만은 아이에게 ‘1900’이라는 이름을 붙여 키우기 시작하고, 배 위의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자랍니다. 자신도 모르게 피아노에 이끌린 1900은 독학으로 연주를 익히고, 곧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재능으로 선상 밴드의 피아니스트가 됩니다. 그의 연주는 승객들을 매료시키고, ‘바다 위의 전설’로 불리게 됩니다.


1900은 단 한 번도 배 밖으로 나간 적이 없습니다. 세상은 너무 넓고, 선택해야 할 길이 너무 많아 두렵다는 이유로 그는 바다 위에서의 삶을 선택합니다.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 젤리 롤 모튼이 1900의 명성을 듣고 배에까지 찾아와 ‘피아노 배틀’을 신청합니다. 치열한 대결 끝에 1900은 놀라운 즉흥 연주로 모튼을 압도하며 자신의 천재성을 증명합니다.




어느 날, 그는 승객 중 한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처음으로 배에서 내려보려는 결심까지 합니다.
하지만 도시의 거리를 마주한 순간, 그는 끝내 발을 내딛지 못합니다. 세상은 너무 광대하고, 자신이 설 자리는 배 위뿐이라고 느낀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증기선 버진안호는 폐선되고 폭파될 운명에 놓입니다. 1900이 아직 그 배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친구 맥스가 그를 설득하러 오지만 결국 그는 자신의 삶의 전부이던 배와 함께 사라지는 길을 선택합니다.

1900은 자신은 바다에서 태어난 사람이며,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선택의 순간을 늘 맞이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 냐에 따라 인생의 향방이 달라지곤 하죠. 영화는 자유와 두려움 사이에서 무한한 선택이 주는 공포를 느끼는 한 인간을 바라보게 합니다. 또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예술가 영혼의 세계를 가진이도 알게 해 주고요. 현실을 벗어나 환상의 공간으로서의 바다에 놓여진 고독한 전설인 '1900'은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요.


엔리오 모리코네의 ost가 들려주는 명곡이 우리에게 피아노의 88개의 건반 사이에서 명확히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했던 1900을 떠올리게 하는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