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퐁당 빠져보자
회사에 다닐 때 '아 시간이 많으면 하고 싶은 게 있다' 중에 하나가 그냥 보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였다. 그래서 9월 4일 부터 하루에 세 시간 책 읽기를 시작했다. 24시간 중에 세 시간이면 뭐 할 수 있잖아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의외로 힘들었고 - 특히 점심약속이 있고, 왔다 갔다 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 지금은 어느 정도 할만하다. 아이들이랑 있을 때는 하루키의 책을 읽고 혼자 있을 때는 신문을 읽거나 (신문도 포함시켰다) 주식에 관련한 책을 읽었다. 9월 내내 해볼 생각이다. 9일째 읽은 책을 기록해 본다. 그리고 추천하고 싶은 책들은 볼드체로 해 두었다.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 생활 (김경일, 저녁달) - 독서모임에서 추천받은 책이다; 1) 남을 도와주려고 하는 상황에서 창의력이 나온다 2) 그리고 인간의 정신은 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당당한 자세를 취하도록 하자 3)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나에게 감탄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나 자신에게 감탄하지 않으면 어떻게 남이 기대를 하겠는가? 그렇게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초수익 성장주 투자 (마크 미너비니, 이레미디어) - PB에 계신 업계분에게 추천받았는데, 리스크에 관련한 마지막 두 챕터가 정말 인상 깊었다. 개인투자자라면,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되지 마라' 그리고 '내려가봐야 얼마나 내려갈까'는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이토 다카시, 걷는 나무) - 집에 책장에 꽂혀 있었고 언제나 한 번은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했었다; 1) 집중이 안되면 입으로 말하면서 읽어라; 2) 다양한 책을 같이 읽어도 된다; 3) 그냥 읽고 싶은 책을 읽어도 된다; 4) 한 마디씩이라고 책에 대해서 쓰려고 노력해라. 그렇게 되면 기억할 수 있다.
*10배의 법칙 (그랜트 카턴, 부키) - 책방에서 그냥 쭈욱 다 읽었다. 행동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며, 그리고 행동이 없는 생각은 망상이다. 또한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나는 정말로 10배의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는가? 솔직히 그런 적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목표의 부재가 더 컸던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The Power Of Subconscious Mind (Audio book on Youtube) - 3시간 읽는 시간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책의 메시지가 좋았고, 이 오디오북을 읽은 이후에 무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은 느끼고 있다. 나의 무의식에 있는 내 생각들을 나의 편으로 만들자, 내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나의 편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무의식을 내 편으로 만들었을 때의 장점은 정말 너무나 많다. 나의 생각에너지는 그 누구의 예상보다도 강력하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 남편이 하루키는 너무 좋아해서 집에 책들이 다 있다. 매일 하루키 책장을 쓰윽 지나가기만 하다가 한 권씩 읽고 있는데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행에세이들이 참 재미있다. 이 달리기 책과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고, 아무래도 본인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정말 한 분야에서 색깔을 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저하게 글쓰기를 위해서 패턴을 만들고, 정말 지독하리 만큼 철저하게 몸을 단련시키고 운동을 해서 마라톤을 완주한다. 하루키의 다른 에세이도 읽고 싶어 져서 여행에세이들을 읽었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단한 사람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라고 생각했다. 하루키가 다닌 곳들을 사진으로 찾아보면서 아주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도 하면서, 나도 새로운 곳으로 나가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 아토스, 뭔가 여자가 갈 수 없다니 더 가보고 싶다. 그렇데 이 사람은 왜 이런 사서 고생을 하는 거지?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는 너무나 다른 하루키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한쪽은 정말 자기 관리의 끝판왕을 볼 수 있다면 한쪽은 가고 싶으니 갔고, 거기서도 계획을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여행을 다니는 하루키를 볼 수 있다.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 가장 좋았던 부분은 우동 맛 기행, 그리고 노몬한 전투의 장소에 가본 것. 이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나도 관심이 많은데, 아시아 쪽에 있었던 전투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 남편이 모아 놓은 하루키 서적을 뒤지다가 너무나 예쁜 사진들이 있어서 집어 들었다. 정말 술을 좋아하는구나, 본인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이렇게 글도 쓸 수 있다니, 자기 관리에 끝판왕이라서 가능한 건가, 혹은 본인이 잘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인 걸까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One Up On Wall Street (Peter Lynch, Simon & Schuster Paperbacks)를 읽고 있다. 오늘내일 이면 다 읽을 것 같다.
책을 시간을 들여서 읽다 보니까 확실히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피곤할 때는 기존에는 아예 읽다가 말았는데, 이제는 하루키의 에세이나 신문은 그냥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원서는 올해 초까지 열심히 읽다가 최근에 안 읽어서 그런지 - 그리고 내가 눈이 나빠져서 그런지 전자책이 아니면 읽기가 힘들다 - 조금 더 신경이 쓰인다.
여행책들을 읽다가 기존의 나답지 않게 9월 마지막주에 아이들과의 경주여행을 잡아버렸다. 언제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호텔이랑, SRT랑 휘리릭 잡아버렸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의 저자의 말처럼 독서는 정말로 사람을 바꾸는가 보다. 9월 내내 한번 책에 빠져서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