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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의 성장일기 Apr 29. 2024

4월의 기록: 고민의 끝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4월 

오늘 아침 일기를 쓰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4월이 거진 다 가 있었다. 4월은 나에게 정신적으로 힘든 달이었고, 이제 그 힘듦이 정말 내일 혹은 5월 1일이면 마무리를 시키려고 하고 있다. 


우선 4월의 시작, 그리고 3월의 마지막은 미국 대학원의 합격이었다. 맞다, 지난 5개월 동안 100번 확언을 해 가면서 가고 싶었던 그 학교의 1년짜리 석사과정의 합격이었다. Katherine에게 전화가 왔고, 그다음에는 이메일로 연락이 왔다. 너무나 행복해야 했던 그 상황에서 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였고, 그냥 대학원에 넣어볼게 -라고 가볍게 운만 띄웠던 내가, 정말 합격이 되었고 가려고 하니 남편은 정말 싫어했다. 사실 현실적인 문제도 많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원래 좀 그렇다. 그냥 대형 사고를 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금전적인 문제, 아이들 양육의 문제, 대학원 졸업 이후의 문제, 그런데 문제들은 언제나 많다. 나는 내가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던 1년 전에도 엄청나게 불행했고, 그때도 문제는 많았다. 그리고 지금 문제들도 다시 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조던 피터슨 교수의 책을 읽고 있는 지금, 삶이 그냥 문제덩어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 과정에서 내 마음에 솔직하게 풀어나가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내가 제일 '못했던' 일들이다. 


그와 같이 4월 초에 회사의 사직레터에 사인을 했고, 그다음에 남편이 가고 싶다고 했던 마카오와 홍콩으로 여행을 떠났다 (나는 이 시점에 가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홀가분해야 했지만, 대학원의 진학이 가족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는 너무나 괴로웠다. 그러한 불편한 상황들로 인해서 흔들리는 나의 마음이 더욱더 우울했다. 왜 나는 나만의 색깔에 대해서 이렇게 불안해할까, 왜 이렇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을 까. 나는 왜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물어봐야 할까. 내가 자존감이 낮아서일까, 왜 나는 자존감이 낮은가. CFA 2차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register를 한 걸까.  


우선 학교를 1년 defer 할 수 있는지 문의를 해야 하는데,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나는 그것조차 할 자신이 없었다. 이메일을 다시 쓰고, 또 쓰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그리고 저번주 토요일에 겨우 보냈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하는 상황에서 대학원에 non-refundable deposit을 넣어야 하는 날짜도 넘길 뻔했다. 해외 송금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처음 알았다. Defer 이메일을 물어보는 이메일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저번주 토요일에는 정말 이메일을 보내고, 이번주에는 결정을 해야 하는 데드라인 이기 때문이다. 데드라인이 없었다면, 나는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고, 고민만 하고, 마음앓이를 하다가 계속 시간을 보냈을 거다. 언제나 이렇게 막바지에 허겁지겁 결정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지난 2주 동안, 어떤 증권사에서 면접을 보았고,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물어봤으며, 보내지 못한 이메일을 끼고 있었고, 이 모든 걸 피하고자 웹툰으로 도망친 나를 우울하게 보고 있었다. 머릿속에 언제나 고민이 있으니, 무언가를 하나씩 빼먹고 그러다가, 막바지가 돼서야 허겁지겁 그 무언가를 해결하는 나날들이었다. 그나마 나를 살게 해 준 것은 골프연습, 도서관에서 책 읽기,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기였던 것 같다. 만약에 유학을 가게 되면 금전적으로 어떻게 돈을 운용할지도 생각해 보던 시간이었다 (금전적으로 아주 빠삭한 친구가 있어서 많이 배웠다). 또한 그동안 읽었던 '나를 바꿀 자유'와 '인생의 해독제' 책들은 참으로 좋았다. 


다시 돌아보니, 나를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들이 있었나 싶다. 고민으로 점철되었던 4월이 이제 마지막에는 끝나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남편이 들었다면 정신승리한다고 핀잔줬겠지만, 나는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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