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집밥

by 박수진

ⓒ 작은 숲 (박수진)




오늘의 집밥은 자연의 맛을 그대로 담았다. 간단하지만 진심을 담은 한 끼 한 끼가 나를 그리고 우리 가족을 일으켜 세운다. 아침은 언제나 사과로 시작된다. 껍질째 먹는 사과는 자연이 선물한 영양과 달콤함을 가득 품고 있다. 빨갛게 빛나는 사과를 손에 들고 한 입 베어 물면, 아삭한 소리와 함께 상쾌함이 온몸을 감싼다. 껍질과 함께 씹히는 과육의 촉촉함과 달콤함. 껍질째 사과 한 알이 주는 작은 기쁨과 에너지가 아침을 완벽하게 시작하게 만든다.


점심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녀수프를 끓였다. 토마토의 상큼함이 베이스가 되는 수프는 재료 하나하나가 주는 개성 있는 맛이 조화를 이룬다. 잘게 다진 마늘은 은은한 풍미를 더하고, 파슬리는 초록빛으로 수프를 물들인다. 여기에 비건 치즈의 부드러움을 삶은 계란이 고소함을 더한다. 수프 위에 올리브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리고, 톡톡 뿌린 후추가 마지막 마무리를 완성한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면, 재료들이 어우러져 내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그 순간이 참 좋다. 그저 음식일 뿐이지만, 수프 한 그릇에는 나만의 작은 마법이 담겨 있다.


저녁은 조금 더 정성이 들어간다. 하루의 끝을 함께하는 가족을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밥은 갓 지은 백미 밥 국은 들깨를 넣은 감자탕처럼 걸쭉한 국물 요리로 준비한다. 반찬은 제철 나물을 데쳐 참기름 한 방울과 소금을 뿌려 간을 맞추고, 구운 김 세 장을 더하면 충분하다.


하루의 집밥은 특별할 것 없는 재료와 손길로 만들어지지만, 나의 마음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껍질째 먹는 사과가 자연의 순수함을 닮았다면, 마녀수프는 속을 데워주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준다. 저녁 식탁의 반찬 한 가지,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에는 가족을 위한 따뜻한 나의 배려가 담겨 있다. 소박한 식사들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게 한다. 요리하는 시간은 어쩌면 나 자신을 보듬는 시간이다. 냄비를 저으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고, 재료를 다듬으며 작은 감사와 만족을 떠올린다.


집밥은 잘 익은 사과 한 개, 정성스럽게 끓인 수프 한 그릇, 평범한 반찬 몇 가지로도 충분하다. 그것이 내가 매일 반복하며 느끼는 깨달음이다. 한 끼 한 끼가 나의 몸과 마음을 채우며 소박하지만 깊은 만족감을 준다. 자연에서 온 재료들로 차려진 하루의 집밥은 결국 나와 가족의 삶을 조금 더 건강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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