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는다는 것

by 박수진

남편은 채소와 버섯을 참 좋아한다. 대체로 이런 음식들을 즐겨 먹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그는 그렇지 않다. 어쩌면 몸을 건강하게 돌보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라면을 끓일 때도 수프를 반의반만 넣고, 샤부샤부처럼 버섯과 채소를 듬뿍 넣는다. 남편의 이런 습관을 지켜보다 보면, 나도 덩달아 몸을 아끼는 법을 배운다. 식탁에서 그와 나누는 사소한 대화와 습관이 내 삶에도 서서히 스며드는 것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오는데, 눈발이 흩날린다. 한겨울의 추위가 몸에 닿는 순간, 뜨끈한 국물이 떠오른다. 마침 집에 우동면이 한 팩 남아 있었다. 줄기 쪽 김치를 송송 썰고, 쑥갓도 한 줌 꺼내 국물에 퐁당 넣었다. 바글바글 끓는 냄비에서 올라오는 김치와 쑥갓의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음식을 그릇에 담아내는 순간, 남편이 떠올랐다. 문득 생각했다. '같이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예쁘게 차려 놓은 식탁이 어딘가 허전하다. 김치쑥갓우동은 한입 먹을 때마다 입안에 온기가 퍼지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썰렁하기만 하다. 혼자 먹는 밥은 언제나 맛이 덜하다.

남편과 함께 먹을 때는 달랐다. 그는 늘 먹으면서 소소한 칭찬을 했다. "김치가 참 잘 익었네." "쑥갓이 들어가니 향이 좋다." 이런 대화들은 단순한 말처럼 보이지만, 내 마음에는 묵직한 무게로 남는다. 남편과 마주 앉아 나누는 대화가 음식의 양념이 되고, 웃음이 식탁의 온기가 된다.

같이 먹는다는 것은 단지 한 그릇을 나누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하루를 나누는 일이다. 오늘도 그의 빈자리를 느끼며 혼자 김치쑥갓우동을 먹었다. 국물 맛이 왜 이렇게 싱거운지, 아무리 생각해도 채소가 부족해서는 아닌 것 같다. 결국 음식의 진짜 맛은 같이 먹는 데서 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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