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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와 우주 사이

by 박수진

ⓒ 작은 숲 (박수진)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채우기 위해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해는 지고 있다. 그 짧은 하루 안에 얼마나 많은 일들을 담아내는가. 대화, 미소, 한숨,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까지. 하루는 짧지만 그 안에는 우리 삶의 모든 우주가 담겨 있다.


우주는 길고도 크다. 어디서 시작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공간과 시간이 펼쳐져 있다. 우주는 인간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영원하다. 별 하나가 태어나고 사라지는 시간조차 우주에게는 찰나일 뿐이다.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우주를 생각할 때마다 깨닫게 된다.


신기하게도 하루와 우주는 서로 닮아 있다. 우주는 그 광대한 시간 속에서도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서있는 땅을 품어준다. 하루는 짧지만 그 안에 우주처럼 무한한 가능성과 선택지가 있다. 어떤 선택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어떤 순간이 우리의 삶에 흔적을 남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치 우주 속 별빛이 어디로 닿을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나는 어떤 빛을 내며 살아갈 것인가? 우주를 닮은 하루 속에서, 나는 나만의 별빛을 찾으려 한다. 작은 반짝임이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것이 나의 우주 안에서 의미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하루와 우주. 사이에서 나는 오늘을 살아간다. 짧은 하루가 쌓여 나의 우주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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