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by 박수진


그리움은 끝이 없는 길 위를 걷는 기분이다.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지, 언제쯤 멈춰 설 수 있을지 모른 채 계속 발을 옮기는 것이다. 마치 사라져 버린 사람을 찾으려는 듯, 내 마음은 끝없이 그 길을 헤맨다.


아버지가 떠나신 지 몇 달이 흘렀다. 그 시간이 길다고 해야 할지 짧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두 계절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내 가슴속에는 아버지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선명하다. 문득 아버지의 목소리를 떠올리면 그 따뜻했던 음성이 귓가에 생생하게 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현실이, 그리움이란 감정의 본질을 가르쳐준다.


그리움은 마치 한 송이 꽃과 같다. 처음에는 아름답고 소중하다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을 보고 아프게 된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은 내 마음속에서 여전히 가장 빛나는 꽃으로 남아 있지만, 그것이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이 그 꽃을 보는 것을 더 힘겹게 만든다.


나는 요즘 자주 아버지의 물건을 만지작거린다. 작은 탁자 서랍 한편에 남겨진 은색 손목시계, 아버지가 자주 쓰시던 책상 위의 펜, 전화기 커버, 그 물건들은 마치 그리움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처럼 작용한다. 손목시계를 손에 들고 있으면 그 시계를 보고 시간이 참 잘 맞다며 말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고, 전화기의 커버를 보면 순간의 소소한 대화들이 마음에 스며든다. 그리움은 단순히 마음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리움을 통해 나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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