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선두주자, 다음카카오에 입사하게 되었다. (2015년)
굉장히 오랜만에 입사지원서를 넣고, 굉장히 오랜만에 취직을 했다. 오랜만이라는 단어 속에는 긴 시간 동안의 고민, 불안, 그리고 망설임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기대와 동시에 약간의 두려움도 함께 주는 일이었다.
1차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주변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혁!"
이 반응 참 신기했다. 사람들은 내 합격 소식에 감탄하며 놀라워했겠지만, 사실 나 역시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정말 내가? 가능할까? 스스로도 반신반의하며 지원했던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2차 인터뷰도 통과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똑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헉! 헉! 진짜야?"
이번엔 더 큰 감탄과 의심이 뒤섞인 눈빛들이 따라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사실은 나도 속으로 "헉!" 하고 있었다. 그럴싸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나는 능력 있는 여자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었지만, 내 안의 또 다른 목소리는 속삭였다.
"운이 좋았을 뿐이야."
그렇다. 나는 운이 좋았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느라 경력 단절의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서, 카카오라는 회사에 입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류를 통과하는 것도, 인터뷰 면접을 보는 것도, 최종 합격을 하는 것도. 하지만 '운이 좋았다'는 말속에는 내 노력이 포함되어 있다. 나는 준비했고, 도전했고, 기회를 잡았다.
운이라는 것은 기회를 만났을 때 발휘되는 법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운 만 바란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오랜 시간 고민했고, 나름의 방식으로 준비했고, 그렇게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운이 내 편이 되어 주었다.
입사 소식을 듣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에게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응, 운이 좋았어."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 운을 만들기 위해, 난 내내 걸어가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