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 난포체크

인공수정 두 번째 방문

by 은섬




클로미펜 복용이 끝났다. 두통이나 메스꺼움은 없었지만 이상하게 짜증이 많았다. 남편은 회사 일로 함께 병원에 갈 수 없었는데, 그것마저도 서운했다.



오전 연차를 내고 버스에 몸을 싣었다. 창문에 흐르는 빗방울이 내 마음 같다. 나는 비 오는 날이 너무 싫었던 사람이었다. 비가 오면 몸도 젖고 마음도 젖는 기분이라 한없이 우울해졌다. 예쁜 옷을 입고 완벽하게 치장하고 나가도 비가 오면 망했다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점차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이제 비 오는 날이 좋아졌다. 가끔 울고 싶은 나를 대신해서 울어주는 것만 같고, 대차게 퍼부어대는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고마운 비를 맞고 병원에 도착했다. 바로 초음파실로 들어가 난포를 확인했다. 페마라에서 클로미펜으로 바꾸었으니 2-3개는 자랐겠지 하며 김칫국을 먹었었다. 왼쪽 난소에서는 4-5개의 작은 난포들이 보였다. 선생님의 의아한 표정과 함께 오른쪽 난소에 초음파 기기를 갖다 대자 크고 둥그런 난포가 하나 보였다.



“좋네요. 빨리 자랐어요. 다음 주 월요일에 합시다. “



그동안 과배란 유도 자연임신 시도를 했을 때보다 5일 정도 앞당겨졌다. 클로미펜이 난포를 여러 개 자라게 한다고 하더니 정말 효과가 좋은가보다. 지난번 검사한 호르몬, 갑상선 등등의 수치도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난소나이검사에서 25살이 나왔는데, 실제 나이와 큰 차이가 없는 정도면 좋은 거라고 하셨다. 다행이다.



인공수정 이틀 전에 난포 터뜨리는 주사를 맞아야 해서 주사가방을 또 받았다. 집에 있는 주사가방만 3개가 되었다. 병원에 반납하려고 했는데 병원에서도 많이 가지고 있다며 그냥 가져도 된단다. 이번이 마지막 주사이기를, 이번이 마지막 가방이기를. 조금 욕심을 내어 간절하게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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