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

인공수정 세 번째 방문

by 은섬




드디어 인공수정을 하고 왔다. 시술 이틀 전에 배란을 유도하는 오비드렐 자가주사를 맞고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은 비밀의 방으로 불려 갔다. 몇 분이 지나 남편이 멋쩍게 웃으며 나왔다. 고생한 남편을 꼭 안아주었다. 정액을 특수 처리하는 데 2시간 정도 걸려서 나가서 추어탕을 먹고 왔다.



11시가 되자마자 시술실에 들어갔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두어 번 더 남편 이름을 확인받으셨다. 치마로 갈아입은 뒤 시술대에 누웠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할 때처럼 질을 고정시키는 느낌이 들었고, 정액을 넣어주는 가느다란 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시간도 3초 만에 끝나서 이게 다 끝난 건지 어리둥절했다.



침대에 누운 채로 회복실로 옮겨졌고, 30분 정도를 누워서 대기했다. 휴대폰을 들고 갈 수가 없어서 멀뚱멀뚱 천장을 보고 있었다. 아직 배란통이 느껴지지 않고, 배란점액도 못 봤는데 타이밍이 괜찮은 건지 여러 생각들이 뒤섞였다. 사서 걱정하는 것을 멈추고 싶은데 멈출 수가 없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여성 호르몬 주사를 한 대 맞았다. 끈적한 주사라고 하셨는데 진짜 아팠다. 아직까지도 엉덩이가 얼얼하다.



집에 가기 전에 짧게 진료를 받았다. 배란통이 전혀 없어 아직 배란이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배란이 됐단다! 인공수정은 잘 되었고, 면역 수치가 약간 높아서 일주일 뒤에 면역 수치를 떨어뜨리는 링거를 맞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12일 뒤에 피검사를 통해 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베이비 아스피린과 프롤루텍스 주사를 받았다. 둘 다 일정한 시간에 복용하고, 주사하면 된다. 착상에 도움을 주는 약들이다. 아스피린은 먹어본 적이 있는데, 프롤루텍스 주사는 처음이라 검색을 해봤더니 이게 그 유명한 ‘돌주사’였다. 맞을 때 엄청 아파서 한 대 맞는데 10분씩 시간을 들여 천천히 맞아야 한다고… 아픈걸 꽤나 잘 참는 편이지만 긴장이 된다.



집에 돌아와 남편이랑 햄버거를 먹었다. 남편은 바로 출근을 했고, 나는 누워서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고 있다. 약한 생리통처럼 잔잔한 통증이 있어 연차를 내길 잘한 것 같다. 12일 동안 나의 계획이 있다면 매일 두유 먹기, 만보 걷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정도. 다음주가 너무너무 기다려지지만 기대는 조금 내려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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