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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현 Aug 06. 2018

엄마의 요리수업 #11. 소고기무국

뽀얗고 깊은 맛의, 빨간 소고기국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어머니께서는 늘 "아침을 먹어야 머리가 돌아가고 하루를 든든히 보낼 수 있다"며 정성껏 아침을 차려주셨다. 아침밥보다 잠이 더 고팠던 나는 어머니께서 아침밥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줄 알면서도 늦잠을 자고 아침밥을 안 먹으려는 시도를 몇 번 감행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학교를 보내주지 않으셨다. 그렇게 자연스레 내게 아침 먹는 습관이 몸에 배였고, 지금은 심지어 국이 없으면 밥을 먹은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꽤 오랜만의 요리수업 포스팅은 국이다.(응?)

 사실 나는 어머니께서 해주신 빨간 소고기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어머니께서 하신 소고기국은 정말이지 어떤 음식점의 소고기국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음식점의 소고기국들에서 부족함을 느낀다.(물론 내가 엄마 딸이라 당연히 엄마 음식이 맛있어서 그런 거겠지만.) 그래서 소고기국을 배우고 싶어 졸랐는데, 어머니께서는 소고기무국(맑은 소고기국)을 끓여먹자고 하셨다. 빨간 소고기국은 겨울에 어울린다면서.




 필요한 재료소고기 국거리 340g, 무 반 개, 소금 1스푼, 참기름 1스푼, 국간장 1스푼, 다진마늘 2스푼이다. 물론 물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먼저 무의 껍질을 벗긴다. 무의 끝부분과 줄기 부분은 제거한다. 무는 고를 때 갈라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갈라진 무에는 바람(?)이 든단다.(무슨 뜻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무 안에 구멍이 생기고 퍼석퍼석해진다는 뜻인 것 같다.)

무 껍질 벗기고 앞뒤로 잘라내기!


 무의 껍질을 벗기고 나면 깍뚝썰기를 해준다. 탕국에 넣을 때처럼. 먼저 둥근 원이 되게 썰어주고 세로로, 가로로 번갈아 썰어주면 깍뚝썰기가 된다.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윗지방에서는 이렇게 맑은 소고기국을 끓여먹고 아랫지방에서는 빨간 소고기국을 끓여먹는단다.(날씨 때문에 잘 상하기 때문이었을까?) 빨간 소고기국을 끓여먹을 때는 무를 깍뚝썰기하지 않고 어슷썰기한다. 참고!

무는 깍뚝썰기해준다.


 그럼 깍뚝썰기한 무 반 개와 소고기 국거리, 참기름 1스푼을 넣고 볶아준다. 

치이익- 소리를 내며 맛있게 볶아지는 녀석들


 어느 정도 볶였다 싶으면 물 800mL를 넣는다. 국을 끓일 때는 한꺼번에 물을 많이 붓지 않고, 끓으면 조금씩 더 붓는 방식으로 끓여야 한단다. 그래서 800mL만큼만 일단 넣는다.

고기들이 자박하게 잠길만큼 물이 부어졌다. 800mL 정도.


 끓기 시작하면 거품이 생기는데, 이렇게 거품이 생기는 걸 걷어준다.

끓으면 거품을 걷어내준다.


 팔팔 끓었으니까 또 물 800mL 더 넣고 끓여준다. 이제는 팔팔 끓이면서 적당히 국을 졸이는데 끓고 나면 중약불 정도로 해서 20분 정도 더 끓인다. 푹 끓여야 맛이 우러난다.

조금씩 맑은 기름이 둥둥


 어느 정도 끓였다 싶으면 간을 한다. 다진마늘 2스푼,  소금 1스푼을 넣고 간을 본 후, 간에 따라 국간장(또는 어간장)을 제일 마지막에 1스푼 정도 넣어준다.(어머니께서는 끓이실 때 1스푼 반 정도 넣으셨다. 하지만 간을 봐가면서 조절하면 될 거 같다.) 소금을 넣는데도 불구하고 국간장을 넣는 이유는 국간장을 넣어야 더 맛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다진 마늘 2스푼, 소금 1스푼, 국간장 1스푼으로 마무리 :)





 그럼 소고기무국(맑은 소고기국) 완성! 담백하니 꿀맛이었다. 살짝 탕국맛 비슷하기도 하고. 탕국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 탕국은 두부를 부쳐서 썰어넣어야 하니 굉장히 번거로운데, 요 녀석은 들어가는 재료도 많지 않으면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고 맛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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