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주가 지나니 출산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출산 시 가져와야 할 준비물과 출산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비용을 안내받았다. 추가금이 많이 들어가는 주사도 있었고 입원비도 입원실에 따라 달랐는데 남편도 같이 있어야 하고 코로나 때문에 보통 1인실을 쓴단다.제왕절개를 할 때와 자연분만을 할 때 입원일에 대한 안내도 들었다. 제왕절개를 하면 자연분만보다 길게 입원하고 조리원에 가는 줄은 몰랐는데 신기했다.
코로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출산 전에 남편과 함께 코로나 검사를 39주에 받아서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만약에 그전에 급하게 오게 되면 키트로 유료로 진단 검사를 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설명을 들으니 '내가 아기를 곧 낳는 건가?'실감이 조금 나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낳겠지.'라고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진짜 출산 준비 가방을 싸야 한다니.
집에 돌아가서 남편에게 안내받은 내용을 알려주고, 출산 가방을 싸기로 했다. 안내받은 당일에 싼 건 아니고 며칠은 미적미적거리며 준비했다. 병원에서 안내받은 준비물과 조리원에서 안내받은 준비물을 모두 준비했고, 검색했을 때 필요하다고 하는 것도 챙겼다. 캐리어에 짐을 싸고 남편 차에 넣어두었다. 언제든 출동할 수 있게. 아이가 언제 나올지 모르니깐. 내가 가져가야 하는 산모수첩 같은 건 휴대하기 좋게 내 가방에 넣어두었다. 바로 쓰기 좋은 물건도.
이렇게 준비하고 보니 오히려 맘이 편해졌다. 가방을 챙기지 않았을 때는 불안했는데, '이제 언제든 갈 수 있게 준비됐어!'란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수축도 원래 있고 자궁경부 길이도 짧은 편이라 예정일보다 빨리, 그러니깐 37주중에도 나올 수도 있다는 말에 마음의준비를 다 해놨다. 그런데 그 주가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언제든 병원 갈 대기를 하고 긴장하며 남편과 함께 한 주를 보냈었는데 그다음 주 진료에서 "아기가 내려와 있는데도 그대로라 아직 나오지는 않을 거 같네요!"라고 했다. 아마도 예정일에 맞춰 올 것 같다고 했다.
한 주 동안 긴장하고 지냈지만 그 덕에 우리 부부는 둘이 붙어서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났고, 그 시간 동안 곧 올 우리 아가와앞으로 더 행복해질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빨리 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네가 나오고 싶을 때, 스스로 준비되면 나오면 돼~!"
"아니면예정일에 맞춰 나와도 좋고~"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더 알차게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수축 때문에 못했던 데이트, 산책도 하고호흡 연습도 하며 하루하루를 더 애틋하게, 소중하게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