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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운 Oct 15. 2020

4컷 생각 #18  집에서 일하려면 의지가 필요해

공부도 마찬가지

코로나로 인해서 집 밖을 나가는 걸 최대한 줄여야 했던 인류(?)는 재택근무나 가정학습을 등 떠밀려 하게 되었다. 과연 이렇게 해도 회사나 학교가 돌아가나 싶었지만 막상 해보니 걱정한 것보다는 잘 돌아간다. 게다가 출퇴근 시 오고 가는 시간을 절약해서 좋고, 편한 옷차림으로 있어도 되고, 인간관계에 덜 신경 써도 되는 장점도 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는 점심시간에 점심 먹는 것도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깐. 쉴 때는 편한 자세로 누워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런 장점이 있지만, 역시 집에서 근무하거나 공부하는 건 쉽지 않다. 어떤 방해에도 일 하거나 공부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가족들의 의도치 않은 방해가 있을 수도 있고 휴대폰이나 TV 등 딴짓할 거리들도 있고 뒹굴뒹굴할 수 있는 장소도 있기 때문이다.


그중 나는 침대에 가지 않는 게 어려웠다. 눕거나 엎드리는 걸 좋아해서 한 번 쉬겠다고 누우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눕거나 엎드려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누워서도 일이나 공부를 다 했기 때문에 그게 무슨 문제인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밥 먹는 것을 제외한 모든 일들을 침대에서 처리하고 있었다. 누워서 하다 보니 몸을 덜 움직여서 살도 쪘고 밤에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그러니 피로가 계속 쌓이고 짜증도 늘었다.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규칙을 정하기로 했다. 8시 전까지는 절대 침대로 가지 않기로 말이다. 처음에는 규칙을 정해도 잘 안 지켰다. 그래서 귀여운 라이언을 인쇄해서 침대에 중앙에 올렸다. 그게 과연 효과가 있나 싶지만, 일어나자마자 이불 위에 바로 종이를 올렸더니 침대를 라이언이 차지한 것 같았다. 귀여운 표정으로 쳐다보며 '8시 이전에 눕지 않기!'라고 말하는데, 눈치 보여서 침대로 갈 수가 없었다. 무시하고 그냥 누울 수도 있고 옆으로 살짝 밀고 누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다짐을 환기시켜주는 라이언을 무시하는 건 실제로는 나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 그러지 않았다.


이제는 라이언이 없어도 잘 지키고 있다. 행동의 변화가 꼭 필요할 때, 자신을 잘 파악해서 의지력을 북돋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칭찬에 약한 사람은 좋아요 받을 수 있는 SNS로, 돈에 약한 사람은 벌금을, 귀여움에 약한 사람은 캐릭터의 도움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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