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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운 Oct 16. 2020

4컷 생각 #19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안 되는 것

망했다

식기세척기에게 모든 설거지를 맡겼다. 내 손에 세제 묻히기 싫어서. 쉽게 살려다 망했다.


코팅된 프라이팬과 밥솥의 내솥, 예쁜 포크의 코팅된 손잡이 부분이 다 벗겨졌다. 알고 보니 구연산 때문이라고. "나는 구연산을 넣은 적이 없는데?"말했지만 세제의 성분표에 구연산이라고 떡하니 적혀있었다. 몰랐다. 헹굼 린스에 구연산이 들어간다는 소리가 있어서 안 넣었는데 정작 세제 자체에 들어가 있었다니.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반찬통의 뚜껑과 김치통이 휘어졌다. 반찬이랑 김치 냄새가 배어있어서 식기세척기에 하면 소독될 거라고 생각했다. 고온 헹굼을 누르지 않았는데 왜 휘지? 했더니 기본적으로 높은 온도를 사용해서 세척을 하는 거였다. 고온 헹굼은 "마지막에 또 고온을 쓸래? 아니면 보통 온도로 헹군다!"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반찬통과 김치통이 휘어져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사실 설명서에 적혀있었을 거다. 식기세척기를 샀을 때 설명서를 보긴 봤는데 유심히 보지 않았나? 아니면 봤어도 까먹었나? 아무튼 사용할 때 떠올리지 못했던 내 잘못이지. ㅠㅠ 그래도 이제는 확실히 기억한다. 몸으로 부딪혀 겪어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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