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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하루 Mar 22. 2024

브런치를 하며 후회한 것

그리고 앞으로의 마음가짐

작년 봄이었던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고 주변에 자랑한 지 벌써 1년이 다되어간다. 빛 좋은 개살구 같은 핑계일 테지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조차 버거워 1년이란 시간 동안 내가 원했던 만큼 꾸준히 글을 쓰지는 못했다. 하지만 뜸했던 그 시간 동안에도 언제 다시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했다. 브런치를 통해 땅 속 깊이 묻힌 원석을 찾듯이 마음속 깊이 묻혀있던 나의 어린 꿈을 찾았다. 먼지를 툴툴 털어내고 바라보니 나에게 너무 소중한 것이었고, 다시 땅 속으로 묻어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과거의 나는 브런치를 어떻게 나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뾰족한 생각 없이 시작했었다. 애석하게도 지금이라고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내가 달리 시작했더라면 나를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시간이 아닌 나를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까.


아래는 내가 짧은 브런치 활동(?) 동안 느낀 점들을 공유한다. 혹시라도 나처럼 생각지도 못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런치와 처음 만나게 된 작가님이 있다면, 그저 참고만 해주시라. 나도 여전히 준비되지 않은 작가님이니깐.


1. 브런치를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말기.

브런치에 글을 몇 개 끄적이고 나니 괜히 나의 브런치를 알리고 싶어 졌었다. 이렇게 글 쓰는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며 혼자 심취했었던 것인지, 그냥 임금체불의 상황을 브런치를 공유함으로써 (임금체불을 겪는 나의 상황을 썼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는지, 브런치 하트를 더 받고 싶었는지, 그때의 내가 어떤 생각이었는지 지금의 나는 알 수 없지만 그때 알리지 말 걸 하는 것이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후 가장 후회하는 것이다. 나의 글을 읽는 대부분의 분들은 나를 모르시겠지만, 그래도 나의 브런치를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한 적이 있다 보니 나의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2.. 처음부터 작품을 정해놓고 쓰지 않기.

 나는 처음에 임금체불과 퇴사이야기를 쓰기 위해 브런치를 만들었다 보니 글을 쓴 지 얼마 안 되어서는 작품으로 글들을 엮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기획을 하고 쓰는 것이 아닌 이상 처음부터 작품으로 엮어두는 것은 내가 쓸 수 있는 글 주제를 제한하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브런치를 시작함과 동시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나 스스로 내가 쓰는 글이나 쓰고 싶은 글을 파악하지 못했는데 (여전히 마찬가지지만) 작품으로 글을 한정 짓고 쓰다 보니 다른 쓰고 싶은 것들이 생겨도 쓰기가 어렵게 느껴졌다. 그냥 일단 쓰자. 그리고 나중에 숲이 보이면 그때 작품이나 책으로 만들자. 이 부분은 4. 그 어느 것에도 제한을 두지 말자와도 연관이 있겠다.(글의 주제에 제한두지 않기.)


3.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자.

(하지만 따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브런치 글을 하나 발행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이게 된다. 일단 글을 써 내려가는데도 당연히 시간이 걸리거니와, 글을 쓰고 나서는 계속 읽으면서 어색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고쳐내다 보니, 어쩔 땐 쓰고 나서도 자신이 없어 발행하지 못할 때도 있다. 어차피 나의 글은 완벽하지 않을 텐데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자. 먼저 쓰는 것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그냥 쓰고 발행해 보자.


4. 그 어느 것에도 제한을 두지 말자 (길이, 어투, 주제 등)

어떨 땐 방금 쓴 글이 너무 짧은가, 긴가 고민이 될 때가 있다. 어투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단어 선정이 맞는가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때도 있다.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일단 글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내가 쓰는 글이 이래야 할 거 같다, 저래야 할 것같다라는 제한을 두지 말자.


이 외에도 많은 팁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몇 번가량 쓰며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부분들을 공유한다. 그렇기에 나 스스로에게도 계속 상기시킬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평가받기를 두려워하지 말며, 그 어느 것에도 제한을 두지 말고, 미숙한 글들을 그냥 써가자. 그게 우리의 인생이니깐. 미숙하지만 살아내 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니깐.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나 스스로 한계를 지으며 살아가기보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는 것이 인생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쓰는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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