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하루 Nov 06. 2023

조심스레 올려보는 근황 (feat. 체인지업)

#퇴사이후 #취준생 #면접왕이형

<지난 4개월을 나누기에 앞서>

Aㅏ…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올해 6월만 해도 나름 브런치를 꾸준히 쓰려고 노력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브런치를 쓴다고 공개한 후 큰맘 먹고 새로운 이야기를 위한 프롤로그까지 공개했다. 임금체불로 인한 퇴사기가 아닌 작년에 남편과 떠난 두 달 동안의 미국일주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꾸준히 써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제출해 봐야지라는 야심 찬 꿈도 세웠었다. 하지만, 사는 게 어렵고 힘들어질 때면 모두로부터 멀어지는 나의 성향은 글쓰기에서도 여전했다. 힘든 내 마음을 애써 숨기고 버티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임금체불과 퇴사는 사실 힘들어도 버틸만했었다. 그로 인해 다른 관계들이 삐걱대기 시작한 것은 어려웠다. 오죽하면 8월에 결혼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다는 글을 쓰고 발행하지 못한 채 덩그러니 남겨두었을까. 어찌 되었건 이러한 사정과 함께 어떻게 다시 뿅 하고 나타나야 할지 고민하다가 또 시간이 흘렀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을 하려니 어색해 눈치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랄까..


이렇게 눈치를 보던 중 면접왕이형 유튜버 측에서 진행하는 취준생/이직러를 위한 프로그램 ‘체인지업’을 참여했고, 참여 후기가 잠잠했던 나의 근황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후기를 빙자한 나의 근황을 가지고 왔다. (10월 중순에 쓰고 11월에 올리는 나.)



<준비를 위한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세 달 치의 월급을 못 받고 나왔는데 실업급여 조건이 안되어 7월 한 달간 쿠팡 상품 등록 알바를 했다. 한 달 후, 알바를 그만두고 취준을 조금씩 준비했다. 사실 임금이 밀렸을 때부터 취업 준비를 해야 했지만... 다음 달에는 월급이 나오겠지라는 헛된(?) 희망을 품으며 기다리기만 했다. 알바를 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았던 미련한 과거의 나.. 자소서도 써본 적이 없었고, 해외 취업이 더 익숙한지라 8월에서야 취업의 프로세스부터 고민했다. 무턱대고 구매한 자소서 관련된 책들을 읽고 취업 유튜브를 보며, '나는 누구인가?', '왜 취업을 하려는가'라는 고민과 함께 한 달을 보냈다.


<feat. 체인지업>

그렇게 9월이 되었다. 여전히 지원한 곳은 없고, 완성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느낌.. 그런데도 나는 한 달 만에 취업할 거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있었다. 유튜브를 보며 알게 된 체인지업. 나는 한 달 만에 취업할 건데 나에게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8월 한 달 동안 뾰족하게 한 게 없기에 이대로 가면 똑같을 것을. 그렇기에 결제버튼을 눌렀던 것 같다. '뭐, 참여했다가 취업 빨리되면 환불하지..'라는 생각을 갖고, 환불 규정을 숙지한 후 참여했다.


이렇게 노션에 매일 할 일들과 듣는 세션들을 정리해 가며 나름 노력했다.

첫째 주는 해야 하는 모든 과제들을 다했다. 둘째 주는 금요일에 스터디와 산업박람회, 약속이라는 풀 스케줄을 핑계로 놓았다. 추석 연휴에는 본가에 가고, 가족여행을 이유로 일주일을 쉬었다. 그렇지만 어찌 되었건 주어진 것들 중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다 하려다 보니 취업준비로 인한 무력감을 확실히 줄일 수 있었다.


체인지업을 하면 하루에 한 곳씩 무조건 지원(1일 1지원)을 하세요라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사실 나는 이 부분을 제일 못했다. 자소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 체인지업에서 강조하는 3C4P 경험분석을 해야 한다. 분석한 것을 가지고 자소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에 자소서 작성으로 넘어가지 못했고, 1일 1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첫 주에는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그곳에 썼다. 다음에 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혼자서라도 작성한 3C4P 초안을 가지고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느낀 점>

사실 체인지업을 10월 중순에 마치고, 이제 새 회사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취업 여부를 떠나서, 이번 체인지업을 통해서 커리어를 바라보는 시각, 취준생으로서 나아가야 하는 방향 같은 관점 자체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취준생이 바라보는 길은 안개만이 자욱해 보인다. 안개 넘어가 보이지 않으니 방향을 알기엔 너무 어려운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체인지업을 하면서 혼자 잘 못하던 것들을 스터디원들과 함께 하고, 코디님들의 지속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었기에 이 시간이 마냥 두렵게 다가오지 않았다. 체인지업을 검색하면 경제신문스크랩(경신스)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안 읽던 경제신문을 읽는 것은 그냥 부가적인 요소인 것 같다. (체인지업의 메인 포인트는 당연히 취업이지만) 취업 후까지도 어떻게 커리어를 가져갈지 고민해 볼 수 있었던 것이 나에게는 가장 의미 있었다. 그래서 현직자도 이직을 준비한다면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미 면접왕 이형 유튜브를 보면 다 무료로 나오고 체인지업이 없어도 되지만, 혼자 영상을 보고 따라가기가 어렵다거나 봐도 잘 와닿지 않는다 하시는 분(과거의 나)에게 추천한다.


쓰다 보니 길어졌다. 근황을 요약하자면 아직 내 인생의 모든 안개가 걷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감사해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하루들을 보내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브런치에 다시 글을 활발히 올리고, 미국 일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끄읕!

작가의 이전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