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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마르스 May 18. 2022

밤산책

Day 118.

블로그에 글을 쓴 지 한 달도 넘었다.

시도 못쓰고 책도 못읽고 운동도 못하고 연습도 못하고, 생명유지를 위한 정말 최소한의 시간만을 빼고는 온전히 공부하고 작업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나는 이렇게 살고 있나- 숱한 회의에 시달리며, 미룰 수 없는 일들을 수행해 나갔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들은 절망감을 준다.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것과 이루면서 사는 것 사이의 절충점은 어디일까?

나는 옳은 선택을 한 것일까?

가혹한 업그레이드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하는 엉덩력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마지막 중간 과제곡 만들 때에는 15시간을 쉼 없이 작업했다.

그러나 신체 역량은 현저히 떨어졌다.

얼마 전 교수님과 정문 앞에 나가서 밥을 먹고 돌아오는데 아무리 학교가 산이라지만 진짜 다음날 근육통에 시달렸다는... 크흑.


작업실 창 밖 풍경


이렇게 한계치로 살아가다가는 몸이 못 버티는 순간이 곧 다가올 것 같아 하루에 한 번은 산책로로 나가서 걷기라도 하기로 했다.

신도시는 도시 같기도 하고 시골 같기도 하다.

이곳을 발견한 것은 정말 천운이었다.

아마 이 작업실 아니고 서울에 계속 있었으면 지금쯤 정말 우울증에 빠졌을 것이다.


오늘도 붉은 달


작업실 바로 앞에 자전거 도로도 있는데 자전거는 집 창고에 고이 싸여있다.

담주 학위 종합시험 끝나면 꼭 가져와야지.


밤공기가 너무 시원해서 걷다 보니 뛰고 싶어졌다.

그러나 저질 체력에 몇 분도 못 뛰고 헉헉대다가 슬슬 걸었다.


어제부터 달이 붉다.

폰으로 찍으니 해 같이 나오네.

나의 화성은 잘 있을까.


어제 본 보름달


앞으로 한 달은 이 상황이 계속될 듯.
지치지 말자.

길을 잃지 말자.

의미를 잊지 말자.

쓰러지지 말자.


#산책 #걷기 #도래울 #붉은달 #나의화성 #마이마르스 #my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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