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필사. 62일 차
기러기 - 메리 올리버
좋은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회하며 무릎으로 사막을 건너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너의 육체 안에 있는 연약한 동물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게 하면 된다.
너의 절망에 대해 말하라.
그럼 내 절망에 대해 말할 테니.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간다.
그러는 사이에도 태양과 투명한 빗방울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간다.
풀밭과 우거진 나무들 위로산과 강 너머로.
그러는 사이에 기러기들은 맑고 푸른 하늘 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간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네가 상상하는 대로 자신을 드러내며
기러기들처럼 거칠고 들뜬 목소리로
너에게 외친다.
이 세상 모든 것들 속에
너의 자리가 있다고.
Wild Geese by Mary Oliver
You do not have to be good.
You do not have to walk on your knees
for a hundred miles through the desert, repenting.
You only have to let the soft animal of your body
love what it loves.
Tell me about despair, yours, and I will tell you mine.
Meanwhile the world goes on.
Meanwhile the sun and the clear pebbles of the rain
are moving across the landscapes,
over the prairies and the deep trees,
the mountains and the rivers.
Meanwhile the wild geese, high in the clean blue air,
are heading home again.
Whoever you are, no matter how lonely,
the world offers itself to your imagination,
calls to you like the wild geese, harsh and exciting—
over and over announcing your place
in the family of th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