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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민 Feb 04. 2017

황량몽

잃고, 잊고



살점을 다 뜯어내

앙상해진 마음에

불까지 지폈지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에

눈물이 났어

이젠 다 끝이라고


가지런히 놓여 있는 도로 위에

방황을 접지 못 한 마음을 풀어놨어

저기 저 너머

끝이 어딘지도 모를 길에서

걷고 걷고 또 걸어


지나가는 차에 대고

괜시리 욕을 퍼부어

혹시 너일까봐


애초부터 이렇게 힘든 거였음

말이라도 해주지 그랬냐고

시작도 안 했을텐데

쳐다도 안 봤을텐데

눈도 안 마주쳤을텐데

모르는 존재로 스쳐지나 갔을텐데


멎어버릴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토할 듯이 울다가

선명해진 이름 세 글자에

나를 욕해



병신-



태워도 태워도

사막 위의 오아시스, 거기 머물렀던 나는

잊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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