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이민 Mar 26. 2017

지옥 감옥


 현재 나의 시각은 지옥 시 지옥 분이다.


 세 사람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이미 말로써 충분히 상처를 입고 입혔다. 예전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평온해 지기까지 몇 달은 걸린 듯 하다. 이번에는 끝을 보려 하는 것 같다. 어쩌면 그 때 모든 걸 정리하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커튼콜을 봤어야 하는데 너무 늦은 걸 수도 있다. 최대한 이성적이고 싶지만 결정은 늘 감성의 지배를 받는 법, 후회를 해도 소용은 없다. 언젠간 치뤘어야 할 상이다.


 물과 불, 그리고 나무가 있다. 셋은 늘 조화를 이루지 못 한다. 나의 존재를 백 날 부정해봐야 쓸모없는 짓이다. 그냥 각자 방아쇠를 당기고 갈 길 가는 것이 훗 날 후유증은 크더라도 더 나을 수 있겠다 싶다. 일방적으로 누군가 희생을 하거나 인내를 한다는 건 더 이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봐야 더 큰 화만 불러일으키니까.


 죽고 죽이는 싸움이라기 보단 살기 위한 마지막 방편이 이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안 맞는 그릇에 덧칠을 해봐야 쓰레기만 될 뿐이다, 흉측한 폐기물만 남아있을 뿐.


 왜 이렇게 애를 썼을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저 가면을 쓰고 구밀복검, 감추기 바빴나 보다. 행복한 척을 한 것이 스스로 더 역겨워져서 치가 떨린다.


 수 많은 고뇌 속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번에도 제대로 맞추진 못 한 것 같다. 나는 바닥을 향해 쏘았다. 그 누구도 맞지 않았다. 다들 서로 죽일 자신은 없었나 보다.

 

 언제까지 해야할까, 이런 소모적인 전쟁 속 언쟁을.


 끝이 과연 있기는 한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 트라우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