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낯설다.
여느 때와 다름 없던
날씨,
거리,
사람들,
나무인데도,
원래의 자리가 아니었다는 듯
어색하기만 하다.
떠날 때가 되어서일까.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게 느껴지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침대에 누워
어두컴컴한 방 안의
공기를 살폈다.
이토록 차가웠을까.
시린 마음에 차갑게 느껴졌던걸까.
아니면
내가 머물지 않을 시간의
공간을
미리 그려본걸까.
눈물이 새어나온다.
떠나기 싫어도
붙잡고 싶어도
이젠 그럴 수 없는 사실에
슬픔만 들이킨다.
떠날 준비가 버겁다.
그래서 이렇게 손 놓고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낸다.
곧 떠날
나의 제주.
끝이 어딘 지도 모를 수평선,
청명한 바다가
제일 그립겠지.
눈을 감으면
바다의 짠내가
한 웅큼
들어와 주었음 좋겠다.